中 8세대 OLED 투자…LGD 영향 '제한적'
정해진 고객사 없이 정부 지원으로 무리하게 투자 나서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09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옌순 BOE그룹 회장. (출처=BOE)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중국 패널 제조사 BOE가 LG디스플레이보다 먼저 8세대 OLED 생산 라인 투자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전격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업계 예상보다 투자가 빨라졌다. 그러나 기술력이 부족한 데다 아직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업계 파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BOE는 중국 사천성 청두(成都)에 IT기기용 8.7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 투자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증착기를 비롯한 장비 발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는 유리 원장(마더글래스) 크기에 따라 세대를 구별한다. 8.7세대 마더글라스는 스마트폰용으로 쓰이는 6세대와 비교해 2배 가까이 크다. 마더글래스는 응용처 전자기기 크기와 비례해 늘어난다. 면취율을 높여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8세대 생산 라인 응용처로는 노트북, 태블릿 등 IT기기가 거론된다. 


신설 공장의 목표 생산능력(CAPA)은 3만장대. 기대하는 양산 시점은 2026년이다. 10조원이 넘는 투자 재원은 중국 정부에서 지원한다. 고객사 수주 물량 없이는 지원이 불가능하다던 중국 정부가 입장을 선회하며 투자 시점이 빨라졌다.


중국 정부와 BOE가 무리해서 8세대 투자에 나선 건 디스플레이 업황 부진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이미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지 오래다. 유일하게 마진이 나는 사업은 국내 패널 제조사가 주도하는 IT용 중소형 OLED 패널뿐이다. 이에 애플과 신뢰 관계를 형성,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 진출하는 게 중국 정부 및 패널 제조사의 목표다. 


애플은 올해 OLED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2025~2026년께 OLED 패널을 탑재한 맥북을 출시할 예정이다. 애플에 맥북용 OLED 패널을 무리 없이 납품하려면 못해도 오는 2분기 안에는 생산 라인 투자가 시작돼야 한다. 


BOE는 LG디스플레이의 투자 여력이 없는 기회를 틈탔다. 업계는 올해 LG디스플레이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8세대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8세대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못해도 3~4조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애플이 맥북에 BOE의 중형 OLED 패널을 채택할지는 미지수다. 애플은 납품사를 채택할 때 기술력을 가장 우선으로 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애플은 BOE에 아이폰15용 소형 OLED 패널 제작을 맡겼다가 불량 이슈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BOE는 우리나라 인력을 데려다 부족한 기술력을 메워왔다"며 "그런데 8세대 OLED 패널의 경우 아직 제대로 된 기술 윤곽조차 나오지 않았다. BOE가 팔로워에서 리더로 발돋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 없이 일단 중국 정부 자금으로 투자에 나서는 만큼 국내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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