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검토' 삼척블루파워, 차환 리스크 '부담'
올해 2500억 규모 만기 도래…상업운전 지연 탓 현금창출 '우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0일 10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척블루파워 화력발전소 1,2호기 조감도. (사진=삼척블루파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삼척블루파워(A+)가 회사채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대규모 회사채 만기 도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반한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충분한 자금조달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올해 상반기 중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준비하고 있다. 조달 규모와 만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지난 2019년 1조원 규모 총액인수 확약을 맺었던 증권사들이 주관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자금조달은 만기 도래 회사채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으로 풀이된다. 오는 6월(1000억원)과 9월(1500억원) 총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삼척블루파워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123억원이다. 외부 자금조달 없이는 자체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2011년 설립됐다. 석탄화력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판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이후 꾸준하게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고 있다. 그러나 탈석탄 기조 확산과 함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미매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해 9월에도 2050억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4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삼척블루파워 공모 회사채 발행 내역. (출처=사업보고서)

시장에서는 ESG 트렌드 영향으로 삼척블루파워가 올해도 회사채 미매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6~7%대 고금리를 제시해왔던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는 적잖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미매각된 채권을 인수했던 증권사들의 셀다운(재매각) 역시 순조롭게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삼척블루파워의 자금조달 부담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40억원을 거뒀다. 영업 손실은 275억원을 기록했는데 2021년 65억원, 2022년 83억원에서 매년 적자 폭이 늘고 있다.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내년 2700억원, 2026년 43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삼척블루파워 실적. (출처=사업보고서)

삼척블루파워의 현재 곳간 사정으로는 차환이 불가피하다. 증권사들과 맺어둔 총액인수 확약은 올해 마무리된다. 확약 종료 뒤 주관사를 새롭게 선정할 수도 있으나 석탄발전에 대한 반대 여론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떨어진 상태다. 그나마 지난 2018년 산업은행 등 4개 금융기관과 맺어둔 3600억원 회사채 한도 대출 약정이 유지되고 있다.


상업 운전이 늦춰지는 점도 우려 요소로 지목된다. 삼척블루파워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1호기와 2호기의 상업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송전, 내부 정비 문제 등으로 각각 이달 중순, 9월로 날짜를 미뤘다. 석탄발전 산업 내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가동을 시작하더라도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금리도 높은 편이어서 회사채 자체로는 투자 매력도가 높은 상품"이라며 "연기금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반(反) ESG 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점은 향후 조달 여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척블루파워의 자금조달 계획 등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