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결성 철회 패널티 완화…수시출자 늘어날까
지난해 수시출자 500억…2022년의 25%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9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수시출자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시장이 위축된 것을 의식한 한국벤처투자가 지난해 한시적으로 적용했던 모태펀드 출자사업 자진철회 패널티를 올해는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12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한국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가 지난해 회사의 '중기부 소관 모태펀드 수시출자사업' 명목으로 출자한 자금은 500억원으로 전년(2037억원)대비 75.5% 감소했다. 2022년 세 차례, 13개 분야에 대해서 진행한 수시출자사업이 지난해 두 차례, 2개 분야로 대폭 줄었다.


한국벤처투자가 2022년 진행한 수시출자사업은 6월에 가장 많은 출자금이 집중됐다. 회사는 ▲창업초기 창업기획자 ▲창업초기 루키 ▲소셜임팩트 ▲광고·마케팅 ▲ESG ▲소재부품장비 ▲M&A 등 7개 분야에 총 1329억원을 출자해 총 10개의 위탁운용사(GP)를 선정했다. 당시 의무조합결성금액은 2877억원이다. 10월엔 그린뉴딜과 비대면 분야에 각각 200억원을 출자했고 5월엔 지역엔젤징검다리 분야에 총 308억원을 출자했다.


수시출자사업은 그 해 정시출자사업에서 GP 선정에 실패했거나 선정한 GP가 그 자격을 반납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추진한다. 2022년엔 4300억원 규모로 추진한 1차 정시출자사업과 6528억원 규모의 2차 정시출자사업에서 각 분야의 출자 예산보다 적은 규모로 GP를 선정했고 그 결과 수시출자사업을 추가로 진행했다.


2021년 12월, '2022년 1차 정시출자사업' 공고 당시 비대면 분야와 그린뉴딜 분야는 각각 600억원, 400억원 규모의 출자 예산을 계획했다. 비대면 분야에선 본엔젤파트너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 트랭스링크인베스트먼트가 GP로 선정됐지만 일부 GP가 그 자격을 반납하며 10월 수시출자사업에서 IMM인베스트먼트와 UTC인베스트먼트를 새로 선정했다. 그린뉴딜 분야 역시 같은 방식으로 SGC파트너스와 하이투자파트너스를 신규 GP로 추가해 빈자리를 채웠다.


지난해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수시출자사업을 진행했다. 3월에 2차 정시출자사업에서 일반세컨더리 중소형 분야 300억원(세 곳), 일반세컨터리 대형 분야 400억원(두 곳)을 출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반세컨더리 대형 분야에 신한벤처투자만 단독 선정했고 8월 수시출자사업에서 일반세컨더리 중소형 분야로 예산을 돌려 오엔벤처투자, 지앤텍벤처투자를 GP로 추가했다.

지난해 중기부 소관 모태펀드의 수시출자사업 규모가 급감한 것은 당시 투자조합 결성 실패에 대한 GP의 책임을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1차 정시출자사업 공고 당시 한국벤처투자는 GP 선정 뒤 조합 결성에 실패할 경우 연장 기한에 따라 최대 1년 동안 출자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결성시한 연장 없이 조합 결성을 자진 철회할 경우 6개월 참여 제한, 결성시한 연장 후 철회한 경우 연장 시한일로부터 1년 참여 제한 등이다.


이는 2022년 조합 결성시한을 3개월 이내로 설정하되 부득이한 경우 연장가능하다는 조항을 지난해 구체화한 것이다. 구체적인 제제 방침이 나오면서 수시출자사업의 규모가 급감한 것이다.


올해엔 이러한 규정에 기한 내 자진철회 등으로 조합 결성에 실패할 경우 출자사업 참여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항목이 추가됐다. 3월 31일 GP로 선정됐다면 6월 30일 전까지 조합 결성을 자진 철회할 경우 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이와 같은 규제 완화로 VC의 투자조합 결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조합 결성 후 자진철회가 보다 자유로워진 만큼 GP 반납 사례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의 조달금리가 과거 대비 오르는 등 투자환경이 척박해져서다.


VC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중기부 소관을 포함한 모태펀드 GP 반납 사례가 더러 발생했는데 올해 조합 결성 실패에 대한 GP 책임을 덜어냈다"며 "하지만 시장 환경이 척박해진 만큼 부실한 GP가 무더기로 출자사업에 참여했다 이탈하는 사례가 급증하면 수시출자사업의 비중이 전년 대비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