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0.6배' 영원무역, 주주환원도 소극적
잉여금 2.7조 보유...경쟁사 잇딴 밸류업에도 주주환원 계획 無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1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최근 국내 의류업계에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잇따르고 있지만 영원무역은 여전히 소극적인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2조5000억원이 넘는 이익잉여금을 보유했음에도 경쟁기업 대비 낮은 배당성향과 함께 자사주 매입·소각 등도 미진해 주주가치 제고는 뒷전이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영원무역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7배에 불과하다. PBR 1배 미만 기업은 기업가치가 순자산보다도 낮은 저평가 종목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의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기업인 영원무역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3조589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2조206억원으로 기업 밸류에이션이 자기자본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원무역 주가는 지난해 6월 말 6만4500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주당 4만2000원대까지 내려왔다.


이에 시장에선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영원무역이 강력한 주주환원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나왔었다. 하지만 영원무역은 최근 통상적인 배당 발표만 했을뿐 그 외의 주주환원책은 전혀 내놓지 않았다. 영원무역은 지난 8일 보통주 1주당 1300원의 결산배당을 발표했다. 배당금 총액은 57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10.7% 수준이다.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으로 꼽히는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차등배당 등과 같은 정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소극적인 주주친화정책은 여타 의류기업들과는 배치되는 행보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MLB·디스커버리 의류를 제조·판매하는 F&F는 오는 2026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20%를 현금배당과 자사주 취득에 쓰겠다고 밝혔다. 휠라(FILA) 의류 등을 만드는 휠라홀딩스도 지난해 배당성향이 무려 143.7%에 달한다. 동일한 OEM 라이벌 기업으로 평가받는 한세실업 역시 지난해 배당성향은 영원무역의 2배에 가까운 17.7%다. 한세실업의 PBR는 1.23배로 1배를 넘는다. 


현재 영원무역의 배당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영원무역의 이익잉여금은 2조7130억원에 달한다. 시가총액보다도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영원무역은 이달 29일 정기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8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 등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원무역의 배당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중요한 것은 회사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영원무역 관계자는 "지속성장과 생존을 위한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DPS(주당배당금)와 시가배당율 측면에서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설비투자와 회사의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신사업 가시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에 실제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OEM 전문기업 영원무역. (출처=회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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