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1Q 실적 프리뷰
DGB금융, 부동산 PF 충당금 여파 '먹구름'
하이투자증권 1분기 추가 충당금 300억 예상…비은행 계열사 '실적 부진'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11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DGB금융지주)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DGB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탓에 순이익 규모가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룹 실적을 떠받쳐 줄 대구은행은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충당금 등 여파로 그룹 전체 이익을 끌어내리고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GB금융은 올해 1분기 1255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29.33% 감소한 수준이다. DGB금융의 순이익 감소는 충당금 여파 때문이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탓에 그룹 순이익을 깎아 먹는데 이어 올해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지난해부터 지방 금융지주의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고 있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1324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연간 31억원의 손실을 기록, 전년대비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은 탓에 2022년에도 연 11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DGB캐피탈도 지난해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전년대비 22.5% 감소한 59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충당금 규모는 692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는 DGB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들이 그룹 전체 자산건전성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문제다. 하이투자증권의 작년 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8920억원 수준으로, 자기자본의 약 70%나 차지한다. 이는 업계 평균 추정치(33%)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사업 초기 단계의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비중이 높아 리스크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그룹 실적의 발목을 잡은 비은행 계열사들의 부동산 PF 리스크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 사업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면서 추가적인 충당금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관련 300억원의 추가 충당금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F 사업장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지는 과정에서 일부 PF 관련 추가 충당금 발생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연간으로 봤을 때는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추가 충당금은 전년 충당금 1324억원보다는 소폭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하이투자증권·DGB캐피탈에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산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PF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과 자산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지난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효과로 그룹 실적에 크게 기여했던 DGB생명이 기고효과에 따른 실적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DGB생명은 지난해 IFRS17이 도입하면서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년대비 235% 증가한 64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그룹 실적에 기여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DGB생명은 IFRS17 도입에 따른 계정 재분류 등에 따른 기고효과로 비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DGB금융의 저조한 1분기 실적 전망은 그룹 전체 순이익의 93.8%를 차지하는 대구은행이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을 상쇄하지 못한 이유도 크다. 대구은행은 1분기 대출이 전분기 대비 늘어날테지만 순이자마진(NIM) 개선 효과는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이 증가하는 데다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예대금리차도 좁혀진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대구은행의 NIM이 전분기 대비 4bp(1bp=0.0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간으로 시야를 넓히면 결국 DGB금융의 순이익은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익기여도가 높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으로 영업력 확대 효과를 거둘 것이란 이유에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 중인 만큼 타행 대비 대출 성장률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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