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기차 충전기, '조 단위 매출' 가능할까
B2B 사업 핵심으로 육성…후발주자인 데다 경쟁심화로 목표 실현에 이목 집중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9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美 텍사스(Texas)주 포트워스(Fort Worth)시에 구축한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의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현지시간 12일 LG전자 텍사스 전기차 충전기 생산공장을 찾은 포트워스시장 매티 파커(Mattie Parker, 왼쪽)가 BS사업본부장 장익환 부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공=LG전자)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사업 매출을 조 단위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그러나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한 상태인 데다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이와 같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자회사인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충전기를 생산하는데 이어, 올해부터는 미국 텍사스(Texas)주 포트워스(Fort Worth)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해 설립한 생산 거점이다.


LG전자는 연내 급속 충전기 생산을 완료하고 B2B 시장 공략에 나서며,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해 충전사업자(CPO)업체 인수를 검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만 조 단위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다.


이처럼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연평균 매출 7%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B2B 사업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와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수익성은 낮아지자 B2B사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을 담당하는 것은 LG전자에서 B2B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다. LG전자가 B2B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BS사업본부 역시 바빠지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BS사업본부는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한 제품들로 B2B사업을 지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4조1400억원 수준으로,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7% 수준에 불과하다.


당장의 실적은 낮지만 LG전자는 BS사업본부의 성장세에 주목하며 자동차부품(전장), 냉난방 공조 시스템, 붙박이(빌트인) 가전, 사이니지(전광판) 등 B2B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2021년 14% 수준이던 B2B 매출은 지난해 30%대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기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실적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전기차 충전기 사업 매출이 빠르게 늘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타 기업에 비해 시장 진출이 늦어 초반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서다. 실제 전세계 전기차 충전기 시장의 60% 이상은 테슬라가 이미 점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SK, 롯데 등이 생산에 나선 상태다. 이에 더해 중국 업체들까지 충전기 생산에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라 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문제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전기차 등록대수는 2020년 3만대 수준에서 ▲2021년 7만1505대 ▲2022년 12만3908대 ▲2023년 11만5822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충전기 사업 역시 예상보다 성장이 더딜 수 있단 것이다.


LG전자는 이에 B2B로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대응 전략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서흥규 LG전자 EV충전사업담당 상무는 지난 11일 BS사업본부 브리핑에 참석해 "여러 컨설팅 업체와 논의하다보면 테슬라가 현재 시장 독점상태로 강자인 것은 맞다"면서도 "우리의 고객사는 충전사업자(CPO)와 호텔, 쇼핑몰, 병원 등 버티컬 사업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일정 부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7년 내 조 단위 사업을 목표지만 올해는 금액보다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유럽과 아시아 지역 커버리지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를 비롯해 국내 충전기 제조사들이 해외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전기차 충전소는 여러 CPO가 난립하면서 유지 및 보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는데, 국내 기업들이 높은 품질과 AS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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