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창투, 핵심인력 '줄이탈'
펀드 결성계획 자진철회 후폭풍…"조직개편 등 대응 방안 논의 중"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17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코스닥 상장 벤처캐피탈 대성창업투자가 핵심인력 이탈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지난달 박근진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중역급 투자심사역들이 잇달아 퇴사를 결정하면서다. 당분간 출자사업 경쟁을 통한 신규 펀드 결성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성창업투자에 약 8년간 근무한 정무현 이사가 최근 퇴사했다. 정 이사는 안진회계법인, 일진전기 등을 거쳐 2016년 대성창업투자에 합류한 인물이다. 경영지원, 리스크관리, 준법감시인 등 백오피스 업무를 경험한 뒤 2019년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에 올랐다.


2021년엔 투자심사역으로 변신해 대성창업투자의 사모투자(PE) 기반을 마련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후 벤처투자2본부에서 글로벌 투자 등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정 이사는 지난해 말 회계자문 업계로 복귀를 결심하고 대성창업투자를 떠났다.


정 이사에 이어 김범석 부장과 임영철 이사도 퇴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K-콘텐츠펀드' 결성 무산과 '중견기업 혁신펀드' 결성계획 철회에 대한 책임을 진 결과다. 그룹장으로서 조직을 이끌던 중역급 투자심사역들이 이탈하는 만큼 타격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김 부장은 대성창업투자에서 영화, 공연, 드라마, 지식재산권(IP),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콘텐츠 투자를 도맡았다. 극한직업, 승리호, 귀문, 노량을 비롯한 영화들과 미스틱스토리, 어비스컴퍼니 등 기업들에 투자했다.


대표 펀드매니저 역할도 수행했다. 2016년 결성한 '신한은행-대성 문화콘텐츠 투자조합(약정총액 700억원)', 2018년 조성한 '대성굿무비투자조합(170억원)' 등 벤처펀드의 투자를 총괄했다. 김 부장은 조만간 콘텐츠 제작사 산하 기업형벤처캐피탈(CVC)로 이직할 예정이다.


임 이사도 퇴사를 앞두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 캐피탈원, 카이스트벤처스, 유진투자증권, 피앤피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쳐 2022년 대성창업투자에 합류한 투자심사역이다. 소재·부품·장비, 에너지인프라, 팹리스 등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성창업투자에선 파이오니어투자그룹을 이끌었다. KB증권과 컨소시엄을 이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주관한 중견기업 혁신펀드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따냈지만, 결실을 맺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나게 됐다.


대성창업투자는 중역급 투자심사역들이 잇달아 이탈하지만, 조직개편 등 대응을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공시에 기재한 대로 향후 신규 펀드 결성에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분산돼있는 그룹체계를 벤처투자본부 산하로 규합하는 방안 등 조직개편을 논의하고 있다"며 "운용인력 이탈에 대한 공백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1100억원 규모로 결성한 메타버스펀드가 있는 만큼 투자재원이 매우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며 "유상증자로 조달한 230억원은 향후 프로젝트펀드나 블라인드펀드를 신규 결성할 때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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