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자신감…풋백옵션 감수한 지분투자 왜?
'5월 상장 예정' 아이씨티케이 주식 인수 대가…글로벌 빅테크 협업에 매력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14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CTK. (출처=ICTK 홈페이지)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NH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상장 주관업무를 맡고 있는 데이터 복제방지(PUF) 기술 전문기업 아이씨티케이의 지분을 인수하는 대가로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제공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증권사들이 IPO 상장 주관업무를 맡으면서 기업에 직접 투자를 하지만 풋백옵션과 같이 손실 부담을 지고 추진하는 사례는 드문 탓이다. NH투자증권은 아이씨티케이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5월 상장 예정인 아이씨티케이의 신주 9만8500주를 인수할 권리(신주인수권)를 확보했다. 예정대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NH투자증권은 상장 주관사의 의무인수분을 포함해 15만7600주를 보유하게 된다.


NH투자증권은 신주인수권을 확보하면서 공모 투자자에게 풋백옵션을 제공키로 했다. 풋백옵션은 상장한 당일부터 최대 6개월까지 공모가 기준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에게 공모가의 90%를 보전해 주는 것을 말한다.


눈길을 끄는 건 NH투자증권이 아이씨티케이 지분 투자를 위해 풋백옵션을 제공키로 했다는 점이다. 상장 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부담을 떠안으면서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파두사태 이후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던 기조와도 대조된다. 


2024~2026년 아이씨티케이 글로벌 매출 예상. (출처=증권신고서)

NH투자증권이 풋백옵션을 감수하면서 지분 투자에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월 크리에이츠 스펙 합병 실패에 이어 노르마·피노바이오·나노시스템의 상장이 연이어 철회되자 실적 개선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아이씨티케이의 성장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비밀유지계약(NDA)으로 인해 공개할 수는 없으나, 아이씨티케이는 다수의 글로벌 빅테크·IT사와의 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만큼 미래 매출 성장이 보장됐다는 게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이번 지분 투자도 NH투자증권이 아이씨티케이의 가치를 알아본 뒤 수 차례 구애에 나선 끝에 허락받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아이씨티케이는 지난 2022년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주식시장을 이끄는 M7(Magnificent 7) 기업 중 한 곳과 보안칩을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아이씨티케이는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의 자사 기술 적용을 돕기 위해 엔지니어 교육을 제공하는 등 유수의 IT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 아이씨티케이는 이를 바탕으로 2026년 총 매출이 2024년 82억원에서 2026년 309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2025년 출시가 예정된 글로벌 빅테크의 신규 디바이스의 경우 아이씨티케이가 맞춤형 보안 칩을 생산하고 있어 추가 실적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바이스의 정품 악세서리 1개당 최소 2개의 보안칩이 필요할 뿐 아니라, 디바이스 생태계가 확장되면 써드파티(Third Party) 악세사리에 대한 보안 수요가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씨티케이 IPO 개요. (출처=증권신고서)

아이씨티케이는 지난달 2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3000~1만6000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최대 시가총액은 2101억원이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197만주이며, 공모 예정 금액은 256억~315억원이다. 오는 24~30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5월 중 상장 예정이다.


아이씨티케이는 물리적 복제 방지기술 기반 사물인터넷(IoT) 전문 보안기업으로, 현재 주요 고객은 엘지유플러스와 한국전력이다. 2021년 20억원이던 아이씨티케이의 매출은 2023년 61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1억원에서 21억원으로 줄었다. 아이씨티케이는 오는 2025년 흑자 전환을 달성한 뒤, 2026년 매출 310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PO 주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아이씨티케이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발행사에 별도로 워런트(신주인수권) 제공을 요청했다"며 "이번 투자로 투자자들에게 풋백옵션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함과 동시에 주관사로서 책임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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