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중국 저가 공세, R&D로 승부"
황명식 HD현대에너지솔루션 생산본부장·R&D부문장
"HJT·페로브스카이트 결합해 초고효율 제품 상용화"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1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명익 생산본부장 겸 R&D부문장(상무)가 대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김수정 기자)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태양광 패널은 20년 이상 쓸 수 있어야 한다. 중국 업체와 달리 우리는 공인 인증 시험소나 전수 검사 등을 통해 장기 신뢰성을 확보했다"


지난 17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R&D를 책임지는 황명익 생산본부장 겸 R&D부문장(상무)은 충북 음성에 위치한 공장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국내 태양광 1세대 기업인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안방에선 점유율 31.2%(2023년 상반기 기준)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발을 붙이기 쉽지 않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매섭다. 중국은 작년 기준 125GW의 설치량으로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46%를 점유하고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해외 시장 점유율은 0.1%로, 작년 0.4%에서 오히려 축소됐다. 중국 저가 제품이 유입되면서 수출 가격도 떨어졌다. 수출 실적 위축으로 HD현대에너지솔루션 전체 매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매출 비중은 작년 말 47%에서 올 상반기 80%까지 치솟았다. 


해법은 있다. 수많은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얻은 연구개발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황명익 상무는 "최근 수년간 설비도 교체하고 고효율·고출력 기술로 차별화해 대응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황 상무는 "상용 표준 태양전지·모듈인 퍼크(PERC) 제품을 자체 개발해 국내 최초로 양산하고 있다"라며 "고출력 태양광 모듈도 국내 최초로 제품화에 성공했으며, n형 반도체 웨이퍼를 적용한 제품 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셀은 P-타입인 퍼크(PERC)에서 좀더 효율이 높은 N-타입 탑콘(TOPCon)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수출용으로 N-타입 모듈 공급을 늘려 중국산 제품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대면적 박형 HJT 태양전지 및 모듈 양산 기술을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 하에 진행하는 태양광 기술개발 국책과제로, 오는 2026년까지 초고효율 대면적(M10급) HJT 태양전지를 양산하는 게 목표다. HJT 태양전지는 P-타입, N-타입보다 효율이 26% 높고, 제조공정도 단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HJT 기반 탠덤 원천 기술을 확보하면, 향후 실리콘 기반 제품 보다 성능이 좋은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광 기술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 상무는 "실리콘 태양전지 중에서는 25~26% 효율을 내는 제품이 HJT인데 현재 파일럿 수준의 개발 단계에 있다"라며 "현재 선행단계인 페로브스카이트 제품과 HJT의 장점만 결합해 궁극적으로 최고 효율을 내는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기회를 맞았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시장은 향후 10년 동안 현재의 5배까지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때 미국 시장서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2%까지 상승했으나, 2018년 세이프가드 조치로 점유율이 0.9% 수준으로 밀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법인을 두고 있는 회사는 IRA에 따른 태양광 수요 확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와 더불어 신흥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황 상무는 "현재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 판매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며 "IRA에 따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주택용 시장에 경쟁력 있는 모듈 공급 확대, 상업용 고출력 고효율 모듈 공급, 미국법인의 영업망 강화를 통해 미국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주, 유럽의 경우 제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여 시장 지배력을 지속 늘려가면서,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시장별 맞춤형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최근 아프리카 앙골라 수주건이 가장 큰데, 가격과 전략이 맞는다면 어느 시장이든 진출을 검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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