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 품은 한국타이어
무차입 경영 깨져도 신용등급 '맑음'
한기평‧한신평, 장기신용도 AA/안정적 아웃룩…나신평, CP A1 유지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3일 08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의 R&D 시설인 '테크노돔' 전경.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확보한 후에도 신용등급 하락 위험에 노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조원에 달하는 한온시스템의 차입부담을 떠안을 만큼의 재무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장‧단기 신용등급 모두 현상 유지할 것으로 평가돼서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추가 지분 인수로 인해 재무여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액이 조(兆) 단위에 달하는 데다 피인수 대상인 한온시스템의 재무안전성이 그다지 양호한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는 구주(1억3345만주) 인수에 1조3679억원, 신주(6514만4960주 ) 매입에 3651억원의 자금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한국타이어가 3조원에 달하는 한온시스템의 차입금을 짊어져야 하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는 2조6617억원 가량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조원에 육박할 만큼 캐시플로우가 우수해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달리 한온시스템의 녹록지 않은 재무상태는 한국타이어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만 해도 6417억원에 불과했던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은 ▲2019년 2조349억원 ▲2020년 2조918억원 ▲2021년 2조3065억원 ▲2022년 2조8312억원 ▲2023년 3조3553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이는 한온시스템이 북미 지역에 대규모 CAPEX(시설투자)를 이어온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온시스템은 과거 4년간(2019년~2022년) 미국 생산설비 확장과 친환경차 공조부품 개발 등에 연평균 6246억원을 투입했다. 또한 올해 안으로 527억원을 들여 미국 조지아주(州)에 신공장을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EV(전기차) 전용 프로그램 양산을 위해 미국 테네시주에도 1136억원 규모의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차입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연말 한온시스템의 차입금의존도는 44.9%에 달한 상황이다. 현금성 자산을 제외하고 본 순차입금의존도는 36.3%에 이른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68.5%를 기록했다. 업종 마다 차이는 있지만 차입금의존도(30% 이하)와 부채비율(200% 이하) 모두 통상적으로 여겨지고 있는 마지노선을 넘어선 셈이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하지만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의 경영권 확보가 재무지표의 급격한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타이어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일 만큼 탄탄한 재무체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연말 한국타이어의 순차입금의존도는 마이너스(-) 상태일 뿐 아니라 차입금의존도도 9.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2.5%로 매우 우수한 축에 속한다.


크레딧 업계에서는 3조원 규모의 차입금을 연결대상으로 인식할 경우 한국타이어의 차입금의존도가 20% 초중반대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가 22.8%를 예상했고, 한국기업평가는 25.3%라는 예측치를 내놓았다.


이는 한국타이어의 신용등급을 재조정할 만큼의 수치는 아니라는 게 신평사의 판단이다. 실제 22.8%는 한신평의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중 하나인 '차입금의존도 30% 초과'에 해당하지 않는다. 한기평(25.3%)의 경우 기준선인 '차입금의존도 23% 초과'를 소폭 상회하지만 당장 등급을 낮춰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이들 신평사는 향후 한국타이어의 부채비율도 73.6~88.8%대로 준수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내년 3월 만기가 도래하는 '84-2회 무보증 공모사채'에 부여한 AA/Stable(안정적) 등급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가 단기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도 미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의 CP(기업어음) 신용도를 평가한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고등급인 A1을 고수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비록 순차입금의존도가 15%로 올라서 무차입 기조가 깨지지만 여전히 준수한 범위안에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한국타이어가 인수 금액을 상회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견고한 재무안전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경영권 인수가 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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