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충분한 KCC, 모멘티브 IPO 숨고르기
신속한 의사결정·능동적 대응 기대…현금 1.2조 지분매입 이상無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 본사 전경.(제공=KCC)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KCC가 글로벌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이하 모멘티브) 경영권을 100% 가지게 되면서 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보유한 현금이 충분한 만큼 무리하게 기업공개(IPO)를 추진하지 않고 잔여지분을 사들이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KCC는 실리콘 업황이 침체됨에 따라 당장 상장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 시장 상황을 점검하며 상장시점을 검토할 방침이다. 


모멘티브 계열사를 포함한 'MOM홀딩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2조9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2022년 130억원에서 3060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순손실이 늘어난 배경은 모멘티브 공장의 건물 및 기계장치 노후화로 245억원의 손상차손이 인식된 까닭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실리콘 수요가 줄어든 점도 적자폭을 키운 것으로 파악된다. 


모멘티브는 실리콘, 석영, 세라믹 등의 소재를 활용해 전자재료 제품, 엘라스토머 제품, 밀봉 제품 등을 생산하는 특수소재 전문업체다. 앞서 KCC는 2019년 5월 SJL파트너스, 원익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 30억달러(3조4000억원)에 모멘티브를 인수했다. SJL이 인수금액의 50%를 대고, KCC와 원익이 각각 45%, 5%를 부담했다. 


KCC는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주력 사업의 한 축을 실리콘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육성하려 했다. 하지만 실리콘 산업이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KCC는 아직 모멘티브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모멘티브 인수 당시부터 상장 목표 시점을 2024년 5월로 세운 KCC의 고민 역시 깊었다. 인수 후 5년 내 미국 증시에 상장 못시킬 경우 SJL이 KCC에 모멘티브 지분 매각을 요구하거나, KCC가 잔여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모멘티브의 상장을 추진하지 못하게 되면서 KCC는 4050억원에 잔여지분(50.2%) 전량인수(100% 자회사)를 결정했다. 일단 KCC가 모멘티브 경영권 100%를 확보하며, 전략 수립이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IPO 준비와 관련해서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추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CC 관계자는 모멘티브 상장과 관련해 "모멘티브가 충분히 성장한 후 적절한 시기에 상장에 대해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KCC는 내달 14일 모멘티브 주식을 보유한 SJL에 대금을 지급하고 주식(4만941주)을 받을 예정이다. 인수자금은 KCC가 기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전망이다. KCC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1조2077억원에 달한다. 현금 외에도 삼성물산 지분(9.17%)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도 "KCC의 경우 삼성물산 주식을 현금화할 수 있고 자체 보유한 현금성자산도 풍부하기 때문에 모멘티브 잔여지분을 인수하기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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