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더딘 클레이튼-핀시아 합병 왜
업계 "규제 민감한 대기업은 과감한 사업 힘들어…장기적으론 호재일 것"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8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투표를 통해 메인넷 합병 소식을 발표한 클레이튼과 핀시아(사진=클레이튼)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네이버의 핀시아가 지난달 메인넷을 통합을 결정하고 새로운 토큰 발행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가 모호한 블록체인 산업의 특성 상 대기업은 소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어 양사는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는 이번에 통합해 개발되는 블록체인이 향후 아시아 최대 메인넷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형 호재지만클레이와 핀시아의 시세는 좀처럼 오르지 않아 주목도가 떨어진 상황이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는 지난달 투표를 통해 메인넷 통합을 가결하고 통합 토큰인 '프로젝트 드래곤 토큰(PDT)'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2분기 내로 토큰 스왑과 메인넷 통합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두 재단은 이더리움과 코스모스 기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탈중앙화 된 신규 통합 메인넷을 개발 및 운영해 나갈 계획이며, 토크노믹스 역시 새로 설계한다.


양사가 이처럼 메인넷 통합을 결정한 것은 블록체인 사업을 이어온 지 7년째를 맞이하고 있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네이버 라인은 지난 2018년 8월 가상자산 링크(LN)와 프라이빗 블록체인인 '링크체인(LINK Chain을) 발표했다. 이후 링크체인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전환하면서 가상자산의 이름은 '핀시아(FNSA)'로 리브랜딩됐다. 카카오 역시 같은 해 10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과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공개했다. 당시 스타트업 위주로 구성됐던 블록체인 산업에 대형 플랫폼 기업이 진입하면서 시장이 확장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야심차게 시작한 두 블록체인 사업은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와 함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양사도 이를 인정하며 합병 발표 당시 "아시아에서 레이어1 블록체인이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통합을 추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클레이튼은 내부자 거래, 횡령 등의 논란을 겪으면서 신뢰도에 금이 가기도 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서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은 핀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두 프로젝트 모두 사업 상의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였다.


'아시아 최대 블록체인'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합병을 추진했기 때문에 이번 소식은 클레이튼과 핀시아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받아들여졌지만 가상자산 시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투표를 통해 합병이 결정됐던 지난달 15일 핀시아의 시세는 4만5000원이었으며 26일 현재는 5만2000원으로 약15% 증가했다. 클레이는 303원에서 380원으로 약 25% 올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43%, 이더리움이 3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더딘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양사의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카카오와 네이버라는 뒷배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대기업 특성 상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산업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은 규제가 모호해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대기업 입장에서는 과감한 사업을 하기 어렵다"며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모험심이 강하기 때문에 안전한 사업을 하는 프로젝트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쪽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 메인넷이 합병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목소리도 높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인 쟁글은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통합 체인의 아시아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클레이튼은 한 때 디파이 및 NFT 서비스에서 유의미한 실거래가 이뤄져 주목받은 적이 있고, 핀시아는 일본 시장에서 NFT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통합 초기 원활한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체인 활성화를 유지하고, 이후 전략적 영역을 중심으로 아시아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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