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온라인투어' 투자 악수 되나
③50억 EB 올해 9월 만기…원금상환도 빠듯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14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여기어때컴퍼니(여기어때)가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사들인 온라인투어 교환사채(EB)가 악수가 됐다. 온라인투어가 지속적인 손실을 내며 곳간이 메말랐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여기어때가 향후 온라인투어 주식과 교환하더라도 손실만 쌓인 회사 지분이 매력적이지 않다며 손해만 보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여기어때는 2021년 9월 온라인투어의 교환사채(EB)를 매입했다. 코로나19 이후 아웃바운드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판단하고 선제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한 것이다. 특히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이사 취임 후 공개된 첫 사업전략인 만큼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정 대표는 양사의 협업을 위해 온라인투어의 플랫폼을 개편하고 해외여행을 비롯한 신사업 추진에 필요한 인력도 모집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어때가 매입한 EB는 50억원 규모며 당시 여기어때는 온라인투어의 지분 약 20%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여기어때는 박혜원 온라인투어 대표 및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콜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EB 매입 후 온라인투어를 매수할 수도 있단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EB는 올해 9월30일 만기가 도래하며 1주당 교환가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0%다.


온라인투어가 회계연도(FY) 2021년(2020년 4월~2021년 3월)말 이렇다 할 보유 주식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 회사는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EB를 발행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투어는 박혜원 대표가 29.8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며 자사주 25%, 기타 관계자가 45.11%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EB는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특정 가격에 교환해 주기로 약속한 회사채를 말한다. 일반적인 차입금 대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상황에 따라 원금상환 및 주식교환 등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채권·채무자가 '윈-윈'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온라인투어의 실적을 고려하면 여기어때의 투자는 악수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가 줄곧 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에 원금상환이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투어 주식으로 교환 받을 경우에도 손실이 쌓인 회사 지분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시장 반응이 나온다. 


온라인투어는 2000년 설립된 회사로 실시간 항공 검색 엔진과 예약 시스템을 통해 해외 항공권 예매에서 강점을 보였다. 실제 코로나19 이전인 FY 2018년~FY 2019년만 하더라도 온라인투어의 매출액은 330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며 FY 2020년과 FY 2021년 각각 24억원, 16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엔데믹으로 전환된 FY 2023년 매출은 143억원으로 전년 대비 9배 늘었지만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투어는 영업적자도 지속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 회사는 FY 2014년 감사보고서를 처음 제출한 이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6년(FY 2018년~FY 2023년)간 누적 20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손실이 지속되다보니 FY 2021년부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관광트렌드가 개별 관광객 유형으로 바뀌고 있는 터라 온라인투어가 FY 2024년에도 흑자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유상증자를 하거나 따로 투자를 받지 않으면 EB를 상환하기에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고 있는 모회사 CVC캐피탈파트너스로서는 온라인투어 주식과 교환하는 것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여기어때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도 다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온라인투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거나 원금을 상환하는 부분은 여기어때에서 선택할 상황"이라며 "FY 2024년 실적은 정산 중이라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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