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하이브 주가 부진에도 덤덤 왜?
엔씨 낙폭이 보다 아쉽다는 평가…단기 변동성 버틸 재무체력 보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3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전경.(제공=넷마블)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최근 경영권 다툼 논란으로 하이브 주가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재무적투자자(FI)인 넷마블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넷마블이 보유한 다른 투자 자산인 엔씨소프트 주가 하락세를 고려할 때 이번 파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더욱이 넷마블이 이달부터 내부 기대작을 잇달아 선보이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넷마블 사정에 밝은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브 주가가 최근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분 투자를 단행한 넷마블 입장에서 아쉬울 수 있지만, 눈을 돌려보면 엔씨소프트 주가가 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넷마블의 경우 자금조달이 시급한 상황이 아닌 만큼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앞선 관계자의 설명대로 하이브 주가는 최근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와의 내부 갈등이 불거지면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 주가는 25일 2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이번 갈등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난 19일(종가 기준 23만500원) 대비 8.03%(1만8500원) 감소한 금액이다. 이로 인해 하이브 시가총액 역시 이 기간 9조6008억원에서 8조8302억원으로 7706억원 쪼그라들었다.


하이브 지분 12.08%를 보유한 넷마블 입장에서 보면 이 회사의 주가의 급락으로 931억원의 잠정적 손실이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넷마블이 지난해 말 보유 중인 하이브 주식 503만813주에 대해 장부가액을 1929억원으로 책정했던 것을 고려하면 1주당 약 3만8345원에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돼서다.


다만 하이브로 인한 잠정적 손실에도 넷마블은 큰 동요가 없는 상태다. 오히려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인 엔씨소프트 주가 부진으로 인한 타격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은 2015년 지분교환을 통해 엔씨소프트 주식 195만주(지분 8.88%)를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액 8736억원을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주식 1주를 약 44만8000원에 사들인 셈이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25일 17만2500원에 장을 마감한 점을 감안하면 넷마블은 5372억원의 투자손실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계상된다.


문제는 엔씨소프트 주가 반등에 대한 시장 기대가 요원하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말 선보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국내 성과를 비춰보았을 때 글로벌 흥행에 대한 확신이 불확실하고, 비우호적인 산업 환경으로 인해 차기 신작들의 흥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증권업계 설명이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인수합병(M&A)을 강조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반대로 하이브의 경우 경영권 다툼 논란에도 반등에 대한 기대가 높다. 뉴진스 등 소속 그룹의 활동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하이브가 ▲빅히트뮤직 ▲플레디스 ▲쏘스뮤직 등 멀티 레이블 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도 주가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주가 변동에 따른 재무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춘 점도 하이브의 주가 부진과 별개로 넷마블이 덤덤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넷마블의 경우 게임 사업 부진으로 최근 2년(2022~2023년) 간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 인수한 코웨이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넷마블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8864억원, 30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는 같은 기간 1237억원, 117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외 넷마블은 이달부터 MMORPG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을 시작으로 MMORPG '레이븐2', 액션 RPG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내부 기대작을 잇달아 출시하는 점도 하이브 부진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엔씨소프트 등 지분 가치가 이 회사의 재무 구조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주가 변동성이 가변성과 불확실성을 소폭 키운 정도에 그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도 "투자지분 등 비사업적 영역에서 들어오는 수익보다 사업을 통한 자체 현금창출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재무적 완충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투자 회사의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서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크래딧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