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집값 양극화 유감
서울은 공급 부족, 지방은 빈집 우려…일본 주택시장 반면교사 삼아야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9일 08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공사현장 전경. (제공=_뉴스1)


[딜사이트 이진철 부국장] "지난해 주택 착공 실적이 평소의 47% 수준에 불과해 향후 2~3년 후 주택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우려가 커졌다."


"오는 2040년부터 국내에 빈집이 급격히 늘어나며 집값이 장기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최근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집값 전망을 주제로 발표된 전문가의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은 단기 집값을, 민간 싱크탱크는 장기 집값을 전망했는데 모두 시장이 연착륙이 아닌 급등락 충격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전망의 근거는 이랬다. 국책연구기관은 국토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금리와 건설공사비 상승으로 주택사업 사업성이 떨어졌다"며 "건설사들이 인허가는 받아놨는데 착공이 어려워 2~3년 후 주택공급이 매우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전국 주택공급 실적은 2005~2022년 연평균 대비 인허가와 준공은 70%를 웃돌지만 착공은 47.3%로 매우 저조했다는 점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인구문제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국내 가구 수가 2039년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2040년께 총 주택수요량도 정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그 이후 주택 가격은 하락 추세가 예상된다"고 주장이 나왔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하락 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지방의 경우 하락 추세가 더 일찍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제기됐다. 


단기적으로 수급 영향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고, 장기적으로 저출산·고령화로 대세 하락할  수 있다는 각기 다른 연구자의 두 전망 모두 일리가 있다. 국토연 전망대로 지난해와 올해 신규 공급이 부족하면 2~3년 후 입주 물량 감소로 집값은 영향을 받게 되고 서민주거는 불안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몇년새 서울·수도권 집값이 고공행진하면서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 포기의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집값을 꼽을 정도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저출산과 고령화로 집값의 하방 압력은 커질 것이다. 자산의 80%를 부동산으로 보유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기에 접어들면 주택 처분으로 매물이 넘쳐날 수 있다. 인구감소에 따른 빈집 증가는 지방소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부동산 버블붕괴와 저출산·고령화를 실제 경험한 일본은 최근 고층 빌딩과 고급 주거단지가 있는 도쿄 중심지는 집값이 상승하는데 외곽은 빈집이 넘쳐나며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부동산 장기불황을 직접 목격했음에도 우리나라는 '부동산 불패'라는 믿음이 여전하다. IMF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집값이 하락했지만 결국은 우상향으로 올랐다는 경험으로 인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올해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 분양가격이 최대 15배까지 벌어졌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서울 아파트 한채값으로 지방에서 15채를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 중심부는 재개발·재건축 규제에 막혀 신규 주택공급이 부족하고, 수도권 외곽은 대규모 택지개발로 대단지가 들어서는데 서울로 출퇴근이 고역이다. 도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값 양극화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미래가 아닐 지 반면교사로 삼아 적재적소의 수요와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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