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민희진 갈등 쟁점은
주주간 계약 핵심 갈등 요인 부상···배임 성립여부 등도 논란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7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 민희진 어도어 대표(출처=하이브)


[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 간의 갈등이 모든 사회적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분쟁이 글로벌 아이돌로 성장한 뉴진스가 활동 재개를 앞둔 시점에 발생에 더욱 눈길을 끈다. 대표 엔터테인먼트 주로 꼽히는 하이브 주가가 이번 사태로 급락하기도 했다. 


갈등 초반 하이브가 연일 폭로에 가까운 자료를 내놓으며 여론을 주도하는 듯했다. 그러나 민 대표가 지난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면서 갈등의 핵심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 기폭제 된 주주계약


민 대표가 기자회견 말미에 언급했듯이 이번 갈등의 중심에는 하이브와 민 대표 간 맺은 주주계약이 있다. 주주간계약을 통해 18%에 이르는 지분을 민 대표가 확보했고 이를 통해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는 것이 하이브의 주장이다.


이를 증명하려고 하이브는 민 대표와 지인 간 카톡 대화를 공개하며 경영권 찬탈이 가능했음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민 대표는 "탈취를 시도한 적이 없다. 어떻게 20%도 안 되는 지분으로 기업을 탈취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이브가 주장하고 있는 경영권 탈취를 위해 외부인들과 협의를 해왔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민 대표는 "지낸해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어서 올해 초부터 재협상을 하고 있었다. 노예 계약처럼 묶여 있다. 비즈니스 머리는 있지만 계약서 용어는 잘 모른다. 세종을 통해 이를 확인했고 이걸 가지고 외부 자문이라고 포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간 계약재협상 내용을 설명하면서 "돈을 많이 받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불합리해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업금지는 고치려고 했다. 영원히 노예..."라고 말하는 순간 변호사의 제지로 인터뷰가 중단됐다. 경업금지는 퇴사 후 특정 기간 동안 동종이나 경쟁업종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이 대표가 어도어 지분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사실상 이직을 할 수 없는 조건이 주주간계약에 담겨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이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최소 5년 재직과 경업금지 조항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노예계약이라는 부분이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 지금 현재 가치로 보면 민 대표가 확보한 지분 가치가 1000억원에 이른다"며 "1000억원을 받는 노예계약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울면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방송캡처)

◆ 배임 혐의 가능한가


하이브는 민 대표와 A부대표를 지난 25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경영권 탈취 내용이 담긴 카톡 대화가 중요한 단서가 됐다.


이에 대해 A부사장은 "경영권 확보와 관련된 '어도어 내부문서'의 글은 제 개인의 고민을 담은 것"이라며 "하이브와 어도어 간의 해결되지 않는 오랜 갈등 상황에 대한 고민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내용은 제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에 근거해 작성된 내용으로, 민희진 대표를 비롯한 어도어의 다른 경영진과 논의한 사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배임 혐의와 관련해 민 대표는 "배임이라 하면 회사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했을 때 성립하는 거다. 그런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실제 기도했거나 실행에 착수했거나 하는 행위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변호사들도 배임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무상 배임죄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하고 그러한 임무위배행위로 인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한다고 형법에 명시돼 있다.


지금까지의 사건 정황과 민 대표의 주장을 보면 그러한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실제 구체적인 행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해도 그 자료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지 어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경영권 탈취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실행을 하려고 했다는 다양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모의 단계가 아니라 미수 단계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 민희진 대표 앞날은


하이브 어도어 임시주총을 통해 민 대표 이사직에서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상법상 임기내 이사일지라도 주주총회 특별 결의가 있을 경우 해임 가능하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결권의 2/3 이상 찬성과 발행주식 1/3 찬성으로 가능하다. 8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하이브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가능하다.


주주총회는 오는 30일 예정돼 있다.


민 대표도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해임과 관련한 질문에 "나가라면 나가야지요"라며 명확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해임을 했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민 대표는 "내부 고발을 한 답이 감사였다"며 "내부 고발을 안 했으면 이런 결과가 없었을 것이다. 저 찍힌 것이다. 왜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느냐"며 부당함을 강조했다. 해임이 되더라도 향후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이에 하이브 측은 "민희진 대표 쪽에서 전속계약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이사 구성이 민 대표에 우호적인 구조로 돼 있다.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안건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 상처 입은 방시혁 리더십


이번 사태로 민 대표 뿐만 아니고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도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오너가 자회사 대표와 급에 맞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싸움은 하이브 주도로 시작됐다. 내부 감사 과정이나 관련 내용을 먼저 언론에 공개하며 민희진 대표를 공격하면서 사건이 커졌다. 이에 민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만들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주가 하락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사람도 방 의장이다. 방 의장은 하이브 주식 31.8%를 가진 1대 주주다.


여기에 하이브 핵심 가치인 멀티레이블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시켰다. 하이브는 여러 레이블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순차적으로 운영하면서 리스크를 분산한 기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대표 이사로 게임사 넥슨 출신 박지원을 선택한 부분도 이러한 전략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게임사는 이미 여러 스튜디오를 거느리고 다양한 IP를 개발해 흥행 사업의 가치를 키워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멀티레이블 전략의 약점이 노출됐다. 게임사와 같이 기업이 오롯이 IP를 독점할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계를 확인시켰다. 


여기에 표절 시비의 중심에 섰다. 아무리 하이브 자산이라도 다른 법인 아티스트의 콘셉트를 도용하는 내부 복제를 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섰다.


하이브 측은 "멀티레이블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들의 기본 전략이다. 이 문제는 한 개인의 문제가 커진 것일 뿐"이라며 "베끼기 문제도 다양한 시각이 있다. 세상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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