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보험 영토확장
DB손보, 미국 찍고 베트남으로 해외 영역 확대
미국 중심 해외사업 매년 성장세…지난해 베트남 손보사 3곳 지분 인수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6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손해보험 강남 사옥.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DB손해보험의 해외사업 전략은 국내 다른 보험사와 사뭇 다르다. 아시아 지역을 우선순위에 두는 타 보험사와 달리 일찍이 미국을 해외 거점시장으로 점찍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괌 태풍과 하와이 산불 사고가 DB손보 해외 실적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펼치던 DB손보가 최근 베트남 보험사 3곳의 지분을 차례로 인수하며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DB손보의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는 547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3.3% 증가했다. 해외원보험은 해외에 진출한 보험사가 외국인과 체결한 보험을 말한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해외원보험 수입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차츰 커지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2.0% ▲2020년 2.0% ▲2021년 2.2% ▲2022년 2.8% ▲2023년 3.2% 등 지속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손보사의 수입보험료는 화재, 해상, 자동차, 보증, 특종, 해외원, 해외수재, 장기저축성, 개인연금 등 항목으로 구성된다.


DB손보가 해외에서 보험료 수입을 늘릴 수 있던 배경에는 미국 시장의 영향이 컸다. 미국에서 해외 수입보험료의 90%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미국 괌 지점 설립으로 해외 진출의 첫 삽을 뜬 DB손보는 현재 괌을 비롯해 하와이, 캘리포니아, 뉴욕 등에 지점을 두고 모두 14개 주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지점의 경우 현지 설계사, 대형 업무대행대리점(MGA)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을 바탕으로 자동차, 화재보험 등 상품을 늘려왔다.


DB손보는 미국 보험시장에서 성장에 탄력을 더하기 위해 올해 영업망과 상품 라인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품 라인업 확대 등을 위해 미국에서 사업 면허 추가 취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을 해외 거점시장으로 설정했지만 DB손보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의 지역에서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현지 보험사 3곳의 지분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분주하다.


2015년 베트남 손보시장 점유율 5위의 PTI(Post & Telecommunication Insurance) 지분(37.32%)을 인수하며 현지 보험시장에 진출한 DB손보는 지난해 2월 점유율 10위인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 지분(75%)을 매입한 데 이어 점유율 9위를 차지하고 있는 BSH(Sai Gon Ha Noi Insurance) 지분(75%)도 사들였다.


국내 보험시장이 성장 정체기를 맞으면서 보험사들도 해외사업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DB손보는 해외사업에 의지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정종표 대표이사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수익성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던 김정남 부회장이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복귀한 점이나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박기현 상무가 새로 이사회에 합류한 것도 해외사업 강화 의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2010년 5월부터 2023년 3월까지 13년 동안 회사를 이끄는 동안 미국 현지 손보사 인수와 베트남 PTI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하며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미주와 베트남 시장을 키우면서 동남아시아 지역 쪽으로도 점차 해외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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