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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시멘트값 인상, 김태현 회장 노난다
⑥재고털면 수익성↑…원가 헷지 방안도 갖춰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사진)이 최근 시멘트-레미콘업계 간에 논의 중인 시멘트값 인상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고로 잡힌 원부자재규모가 커 가격인상 시 추가수익을 낼 수 있고 해외 트레이딩업체, 계열 레미콘회사 등을 거느린 덕분에 원료가격 헷지에도 유리한 입장인 까닭이다.


현재 시멘트업체는 전기료 부담이 연중 가중될 수 있는 점을 근거로 시멘트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 경우 시멘트사들은 지난해 유연탄값 상승을 명목으로 두 차례 가격을 올린 이후 세 번째 인상을 단행케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연탄 등 원재료가격이 일부 하락했지만 시멘트 제조단가에 상당부분 포함되는 전기료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도 시멘트값이 원재료가 상승분이 녹아들지 않아 인상 여지는 상당한 편"이라고 말했다.


김태현 성신양회 회장은 시멘트가격이 현실화될 시 곧장 수익반등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악화돼 있는 재고 사정이 되레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9월말 기준 성신양회가 보유 중인 재고자산규모는 1140억원, 총자산대비 재고비중과 재고자산회전율은 각각 9.3%, 9.8회로 집계됐다. 이는 업계 톱 5(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성신양회)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멘트는 풍화작용 발생 시 레미콘업체에 공급하기 어려워지는 터라 과도한 재고자산은 시멘트업체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인상 가능성이 커진 현재는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들여온 원재료에 추가 마진까지 붙일 수 있으니 이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트레이딩 회사를 거느린 점도 원가율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성신양회는 2017년 설립한 싱가포르 소재 자회사 진성인터내셔널을 통해 베트남 탄탕그룹 등지로부터 시멘트 원자재를 들여오고 있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성신양회가 진성인터내셔널로부터 공급받은 원재료 규모는 1786억원으로 동 기간 총 매입비(1931억원)의 92.5%에 달한다. 아울러 진성인터내셔널은 지난해 3분기까지 1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성신양회 연결실적에 일부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재료 매입-공급과 관련된 현금을 그룹 내부에서 돌게 한 만큼 중개상을 통해 원료를 매입하는 곳들에 비해 비용을 아낄 여지가 있는 셈이다.


김태현 회장과 달리 개인회사 진성레미컨을 이끌고 있는 동생 김석현 부사장은 시멘트값으로 인해 일부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업계는 다만 손익 측면만 보면 진성레미컨이 유진기업 등 같이 레미콘에만 집중하는 회사보단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 거란 반응 일색이다 성신양회와 진성레미컨이 우호적인 수급관계를 맺고 있다 보니 원재료 리스크가 일부 헷지될 수 있단 이유에서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사를 거느린 시멘트기업의 경우 계열회사에 공급하는 시멘트가격을 우호적으로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안정적인 매입-매출이 이뤄지는 관계인 터라 규제당국의 눈치를 볼 일도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성신양회 측은 시멘트값과 관련해 가격인상이 실적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순 있겠으나 타사 대비 개선 폭이 클 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단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진성인터내셔널이 거래 중인 유연탄광산이 독보적인 단가를 자랑하는 게 아닌 만큼 타사와 비교해 원료를 저렴하게 구입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레미콘계열사인 성신레미컨과는 적잖은 거래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원가 방어에 조금은 효과를 볼 순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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