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토즈 톺아보기
메마른 현금, 자회사에 또 손 벌릴까
지난해 현금 62억원, 로열티 대가로 바닥…중국 자본 기댄 무리수 평가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14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액토즈소프트가 지난해 위메이드 측에 1000억원 규모의 '미르의 전설' 지식재산권(IP) 로열티를 지급하면서 현금 사정이 빠듯해졌다. 이 회사가 자회사로부터 460억원을 조달했지만 수수료 규모 큰 탓에 쌓아둔 현금 대부분을 소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액토즈소프트가 다소 무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로열티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62억원으로 전년 494억원 대비 87.5%나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3.0%(132억원→62억원) 줄었고, 기타금융자산은 전부 소진(362억원→0원)됐다.


현금성자산 비중도 축소됐다. 액토즈소프트의 자산총계 대비 현금성자산 비중은 지난해 2.7%로 전년 31.5%와 비교할 때 무려 28.8%포인트(p)나 하락했다. 현금성자산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최근 5년(2019~2023년) 기준으로 처음이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기타금융자산 등을 금융기관예치금, 정기예금에 투자하며 신용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재무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의 현금이 메마른 이유는 미르의 전설 로열티 계약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위메이드의 자회사인 전기아이피로부터 중국 지역에서의 미르의 전설2·3 독점 라이선스를 받는 대가로 향후 5년간 매년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액토즈소프트는 위메이드 측에 계약금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에 자회사인 진전기, 액토즈소프트 홍콩으로부터 각각 330억원, 133억원(1000만달러)씩 총 463억원을 4.6%의 이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단기 차입해왔고, 나머지 몫은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을 정리해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액토즈소프트의 곳간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돈이 빠져나갈 구멍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올해도 위메이드 측에 1000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고 자회사로부터 조달한 단기차입금과 이자 226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잠정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소송비용만 800억원이 넘는다. 이는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맺은 라이선스 계약과 별개로 서울지방법원 등에 계류 중인 미르의 전설 지식재산권(IP)에 관한 소송 9건에 따른 것이다. 액토즈소프트는 해당 소송들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최종결과에 따라 중요한 재무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액토즈소프트가 올해 역시 자회사에서 자금을 끌어와 비용을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단순 계산했을 때 이 회사가 올해 마련해야 하는 현금 규모는 1226억으로 지난해 매출액 505억원을 2배 이상 웃돌고 있다.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 회사의 미래 실적을 마냥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에 그룹 차원에 대대적인 현금 지원이 예상된다. 실제 자회사인 진전기는 지난해 보통주 1주당 35만6667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액토즈소프트에 107억원을 지급했고, 액토즈소프트는 이를 차입금과 상계하며 부담을 줄였다. 진전기가 중간배당을 실시했음에도 343억원의 이익잉여금이 남아있는 만큼 결산배당 등을 통한 추가 지원이 열려있는 셈이다.


나아가 액토즈소프트가 모회사 셩취게임즈와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세기화통, 텐센트 등을 통해 중국에서 게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점도 그룹사의 지원 가능성을 내다보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이 회사는 셩취게임즈의 자회사인 란샤정보기술에 미르의 전설 중국 서비스(퍼블리싱)를 맡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기준 셩취게임즈에 대한 채권(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규모는 1008억원에 달한다. 이에 시장은 현지 게임사와 퍼블리싱 협력을 강화하거나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것을 통해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미르의 전설 이외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위메이드도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액토즈소프트 입장에서 보면 무리수를 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결국 셩취게임즈나 세기화통 등 중국 그룹사 차원에서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 조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41.2%로, 시장에서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200%를 크게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액토즈소프트 관계자는 "미르 IP와 관련된 수입이 자회사 진전기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현금이 풍부했다"며 "이에 위메이드에 지급해야 하는 몫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차입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관련된 채권이 미회수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는 게 맞다"며 "차입금 등은 기간 내 전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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