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영 엔지켐 대표, 주식담보대출 '위험수위'
보유 지분 66% 담보로 20억 차입…1분기 만기 집중, 주가 향방 '촉각'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5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대표이사).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대표가 보유 중인 자사 주식의 담보비율이 60%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담보대출의 만기가 올해 1분기에 집중된 상황에서 담보유지비율이 비교적 높게 설정돼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높아 주가와 경영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손기영 대표가 보유 중인 엔지켐생명과학 주식은 406만9430주로 전체 주식의 4.78%다. 이 중 66.1%에 해당하는 269만601주(의결권 있는 주식)가 주식담보대출 계약으로 잡혀있다. 지분율로는 3.16%다.


손 대표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차입한 돈은 총 20억원이다.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메리츠증권에 주식 184만3324주(2.17%)를 맡기고 13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유안타증권으로부터 주식 60만주(0.71%)를 담보로 5억원을 차입했다. 하나증권에도 주식 24만7277주(0.28%)를 맡기고 2억원을 빌렸다.


해당 주식담보대출의 이자율은 연 7.5~8% 수준이다. 연간 이자로만 1억5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담보대출계약의 만기는 올해 1월과 3월 사이에 몰려 있다. 그간 손 대표는 지속적으로 만기를 연장해 왔기에 향후에도 만기연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지분 상 엔지켐생명과학의 2대주주이지만 개인으로는 최대주주다. 현재 엔지켐생명과학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7.46%의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다. 이 회사는 손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다. 작년 9월말 기준 손 대표가 지분 3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손 대표의 보유 지분 대비 주식담보대출 비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높을 때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 등으로 주가나 경영권에 영향을 줘 불안정한 기업환경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특히 최근 일부 코스닥 상장사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계약이 만기 연장을 거부당한 사례가 나오면서 이 같은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의료기기 업체 이오플로우에 이어 신약 개발 업체 보로노이가 잇달아 주식담보대출의 만기 연장 불가능 통보를 받았다. 보호예수가 걸려있어 반대매매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4일 보로노이 주가는 장중 12%대 급락했다. 주식담보 대출 만기가 연장되지 않은 이오플로우는 최근 보유 주식이 강제로 대거 매각됐다.


손 대표가 맺은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이 비교적 높게 설정된 것도 부담 요인이다. 현재 손 대표의 주식담보대출의 담보유지비율은 160~200% 사이다.


담보유지비율은 신용거래 시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일 빌릴 때 주식의 가격하락을 대비해 상당액 이상으로 담보를 유지하도록 정해진 비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보통 담보유지비율을 140% 정도로 설정하고 있다.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담보로 맡긴 주식 평가액이 담보유지비율보다 커야한다. 담보평가비율이 담보유지비율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채무자에 부족한 담보금액의 납부를 요구할 수 있다.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증권사는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주식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최근 들어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일 종가 기준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1835원이다. 1100원대로 떨어졌던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해 60% 이상 올랐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 손 대표의 보유 지분 대비 담보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높을 때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 등으로 주가나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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