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SK그룹, 대규모 투자에 재무 부담"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9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한신평)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SK그룹이 2018년 이후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도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재무부담이 우려된다는 신용평가사의 분석이 나왔다.


16일 한국신용평가는 '2024 그룹분석 웹세미나'를 개최, 'SK그룹 : 본격화되는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SK그룹 전반의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와 투자지출 대비 부진한 투자성과로 인해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SK그룹은 2018년 이후 확장적 투자 기조 아래 주요 계열사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다.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부문의 고도화 및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장기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정유, 화학 사업 대신 ESG 경영 기조로 배터리, 수소, 재생에너지, 환경 등 적극적인 에너지전환 투자를 통해 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전환과 성장성 제고에 주력했다.


SK하이닉스, SK디스커버리 계열(SK가스, SK케미칼 등)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실적이 포함된 SK㈜의 연결기준 투자 규모는 2019~2020년 연간 10조원 내외를 기록한 이후 2023년 22조원으로 증가했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그룹 투자 규모는(SK디스커버리 계열 제외) 2021~2023년 연간 30조원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주요 신규 사업의 투자 성과는 부진한 상황이다. 특히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에너지전환 사업에서 가시적인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장수명 수석연구원은 "SK그룹의 2023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83조원으로 확대됐고, 순차입금/EBITDA도 4.2배로 상승했다"며 "특히 그룹 투자가 집중된 배터리 사업(SK온,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이 과중한 수준으로 확대됐고, 환경·에너지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한 SK에코플랜트와 투자형 지주회사인 SK㈜도 상당한 수준의 지분투자로 외부차입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11번가와 SK에코플랜트 등 IPO가 당초 계획된 일정 대비 차질이 발생했다"며 "SK온의 상장 시점에도 일부 불확실성이 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온과 SK에코플랜트 등은 전환우선주 등 기존 자본성 자금조달의 투자자들과 IPO와 연계한 약정을 체결하고 있어 향후 IPO의 최종 성사 시점과 기업가치 등이 재무구조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SK그룹은 기존 확장적 투자 정책에서 벗어나 계열 전반의 투자전략과 재무정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ESG와 에너지전환의 장기적인 사업방향은 유지하지만 성과가 부진하거나 계열사간 사업영역이 중복된 신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속도조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부임한 가운데 그룹 내 각 사업을 점검 및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이 진행 중이다.


투자 효율성과 재무건전성에 주력하는 그룹 재무정책 전환은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 수석연구원은 "각 계열사별로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자산 및 사업부 매각, 자본조달 등 각 계열사의 역량에 따라 재무건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 차원의 사업구조조정은 하반기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신평은 2020~2023년까지 SK그룹의 현금부족액이 50조원을 상회하는 가운데, 외부차입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분 약 36조원 이외에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17조원 이상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장 수석연구원은 "재무 부담이 확대된 계열사 중심으로 자산 매각과 자본 확충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사업포트폴리오 효율화 등이 가시화된다면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 수석연구원은 "주요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2023년 큰 폭의 실적 부진 이후 2024년 들어 업황 여건과 영업실적이 급속하게 개선되는 점도 그룹 전반의 이익창출력 회복에 긍정적"이라며 "계열사 단위의 대규모 신규 투자가 대부분 그룹의 전략적 방향성 하에서 진행된 만큼 향후 주요 신규 사업의 가시적인 투자성과와 더불어 그룹 차원의 사업 및 재무적 지원이 충분한 수준으로 실현될지가 그룹 전반의 신용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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