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마블' 와이랩, 공모주 청약 6.5兆 뭉칫돈
최종경쟁률 1917대 1…LB인베스트 등 FI 엑시트 '청신호'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7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와이랩의 학원·청춘물 웹툰 통합 세계관 '블루스트링'. (출처=와이랩)


[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웹툰 기반 종합 콘텐츠 제작사 와이랩이 일반 청약에서 6조원 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후에도 주가를 부양할 만한 긍정 요인이 많아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이랩은 10일부터 이틀간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최종 경쟁률 1917대 1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청약건수는 36만272건을 기록했고, 청약증거금은 6조4704억원이 들어왔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가운데 손꼽히는 흥행을 거뒀단 평가다.


와이랩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182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1942개 투자자 가운데 1899곳(97.8%)이 공모가 희망밴드(7000~8000원)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을 써냈다. 이 가운데 90%는 주당 1만원 이상에 와이랩 주식을 인수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회사의 성장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포함한 것도 흥행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와이랩 투자자들은 상장 후 6개월 간 주가가 부진할 경우 공모가의 90% 가격(8100원)에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방 안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셈이다.


와이랩은 이번 공모에서 구주 매출 없이 신주 30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금액에서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뺀 순조달액은 264억원이다. 조달한 자금은 ▲웹툰 제작 역량 강화(102억원) ▲영상 제작 역량 강화(100억원) ▲신규 사업 및 운영자금(62억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와이랩은 13일 납입을 거쳐 20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상장 직후 와이랩의 발행주식총수는 약 1583만주, 시가총액은 1425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예측 당시부터 상당수 기관투자자가 주당 1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했다는 점을 근거로 와이랩의 시가총액 규모가 더욱 확대될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와이랩은 2010년 유명 만화가 윤인완씨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웹툰 제작사다. 창업자인 윤인완 대표 프로듀서(CEP)는 만화 '아일랜드', '신암행어사'의 원작자로 유명하다. 2000년 초반 일본 만화잡지 '소년선데이' 등에서 활동하다가 2010년 귀국해 와이랩을 창업했다.


와이랩은 업계 최대 수준인 60여개의 웹툰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에 연재하는 '참교육', '스터디그룹', '한림체육관' 등을 비롯해 최근 12부작으로 방영한 드라마 '아일랜드' 등이 대표 콘텐츠다. 보유한 IP를 드라마, 영화, 게임 등에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을 구사해 판권만 판매하는 일반 웹툰 제작사와는 차별화를 꾀했다.


와이랩 웹툰 원작을 토대로 제작한 드라마 '아일랜드'. (출처=CJ ENM)

전략적투자자(SI)이자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네이버웹툰(12.02%·이하 지분율), CJ ENM(12.01%), 펄어비스(4.55%)와도 협업하고 있다. 특히 CJ ENM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는 드라마 제작을 위해 맞손을 잡았다. 아일랜드를 첫 작품으로 '선의의 경쟁', '스터디그룹', '참교육', '심연의 하늘' 등 웹툰 작품을 드라마로 공동 제작할 예정이다.


여러 웹툰 속 주인공들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합해 스토리를 전개하는 'OO스트링 유니버스'도 주목받고 있다. 히어로물 웹툰은 '슈퍼스트링', 학원·청춘물 웹툰은 '블루스트링', 여성향 로맨스 웹툰은 '레드스트링' 등으로 묶는 형태다. 마블의 '어벤저스'와 유사하게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구축해가고 있다. 와이랩을 '한국판 마블'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유다.


공모주 청약이 흥행을 거두면서 FI들의 투자금 회수길도 활짝 열렸다. 와이랩에 투자한 주요 투자자로는 LB인베스트먼트, 포스코기술투자, 우신벤처투자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곳은 LB인베스트다. 'LB유망벤처산업펀드'를 통해 119만250주를 보유 중이다. 상장 후 보유 지분율은 7.52% 수준이다.


LB인베스트가 보유 지분을 공모가에 전량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약 107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 다만 와이랩 주가가 상장 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투자 회수 규모가 확대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LB인베스트는 보유 주식 절반(59만5125주)에 대해 3개월간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본격적인 투자금 회수 작업은 4분기 이후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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