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효성화학, 회사채 미매각 피할까
발행금액·금리 전략 수정…AJ네트웍스·한진칼 등 연이은 흥행 덕 기대↑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0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화학 베트남 공장. (제공=효성화학)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효성화학이 올해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직전 발행 당시 미매각이 발생하며 체면을 구겼으나 모집 금액을 줄이고 높은 금리밴드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실적 악화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변수를 극복하고 만족스러운 수요예측 결과를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오는 8일 500억원(1.5년 단일물)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금리밴드는 6.50~7.50%(절대금리)로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등을 고려해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발행일은 17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한국투자증권이다.


(출처=증권신고서)

효성화학은 지난해 1월 미매각 사태를 겪은 뒤 약 1년 3개월 만에 공모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당시 회사는 12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단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했다. 새해와 함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연초효과'를 노렸으나 실적 부진·신용등급 하락 등 요소가 투심을 위축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도전에 나선 현재도 여건은 녹록지 않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영업손실 1888억원을 기록했다. 손실 폭을 전년대비 1500억원 가량 줄였음에도 9개 분기 연속 적자다.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출처=사업보고서)

효성화학과 주관사단은 발행 전략에 변화를 주면서 투심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먼저, 모집 규모를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줄이며 투자 부담을 낮췄다. 여기에 리테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월 이자 지급식 채권(월이표채) 발행을 택하며 셀다운(Sell-down, 재매각) 경쟁력도 확보했다.


희망 금리밴드 역시 개별 민간채권평가회사(민평) 금리 대비 9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를 가산한 수준이다. 이는 효성화학이 지난해 1월 수요예측 미매각 뒤 100bp의 가산금리를 적용해 ▲1.5년물(700억원) 6.061% ▲2년물(500억원) 6.098%로 발행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신용등급이 BBB+가 된 점이 오히려 호재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공모주하이일드 펀드 등 자금 유입 창구가 생겨서다. 공모주하이일드 펀드는 순자산총액의 45%를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면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는다. 최근 기업공개(IPO) 열풍과 함께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이 5%에서 10%로 확대, 펀드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에 펀드 운용사들이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BBB+ 이하급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BBB)와 AJ네트웍스(BBB+), 한진칼(BBB+) 등 기업이 수요예측에서 초기 제시했던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목표 금액을 웃도는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량 미매각 시점에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이 A0에 부정적 전망이 붙었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를 모으기에는 어려웠던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하향되면서 펀드 등 신규 자금 유입 기회가 생긴 데다 금리도 높아 개인투자자 수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