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젠사이언스, 20년째 無배당…소액주주 외면?
작년 이익잉여금 1300억...4년새 1126%↑
오너 포함 특수관계인 지분 13% 그쳐...주주환원 소홀 비판 제기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9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팜젠사이언스 홈페이지)


[딜사이트 최령 기자] 팜젠사이언스가 주주가치 제고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형 성장에 따라 수익성이 커진데다 관계기업 투자 성공으로 이익잉여금이 급증했지만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소액주주 비중이 80%에 육박하고 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에 소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팜젠사이언스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21년 4월30일 최고가 1만8600원을 찍었지만 2023년 7월28일 최저 5280원까지 추락했다. 3월 29일 종가는 5640원이다. 2021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 이상 주가가 떨어진 셈이다. 


시장에서는 팜젠사이언스의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가장 큰 배경으로 소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꼽고 있다. 팜젠사이언스는 1966년 8월 22일 '수도약품공업주식회사'로 설립됐다. 1990년 주식시장에 상장했으며 2008년 '우리들생명과학주식회사'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21년 또 다시 '주식회사 팜젠사이언스'로 상호변경을 단행했다. 팜젠사이언스는 현재 제약사업과 헬스케어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20여년간 단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외형 성장에 따른 수익 개선 그리고 관계기업 투자 수익 등으로 해마다 이익잉여금은 쌓이는데도 배당은 전무했다. 실제 2019년 106억원 남짓이었던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작년 1300억원으로 4년 사이 1126%나 대폭 늘었다.


이익잉여금이 늘어난 데는 2019년 08월 투자한 엑세스바이오의 영향이 컸다. 투자 이듬해인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엑세스바이오 실적 상승에 덕에 지분법 수익이 증가했다. 지분법 수익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470억원, 881억원을 기록했다.


팜젠사이언스는 엑세스바이오로부터 약 75억원 규모의 배당금도 수령했다. 팜젠사이언스는 엑세스바이오 지분 25.2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러한 영향으로 팜젠사이언스 2022년 순이익은 700억원으로 전년대비 116.1%(376억원) 늘었다.


팜젠사이언스 자체적인 외형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이익잉여금 증가를 거든 것으로 풀이된다. 팜젠사이언스의 매출은 2021년 1098억원에서 2022년 1509억원으로 37.4% 확대됐다. 더불어 같은 기간 순이익도 116.1% 늘어난 700억원을 달성했다. 


일각에선 팜젠사이언스가 두둔한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배당에 나서지 않는 것을 두고 오너일가보다 소액주주 지분이 월등히 높은 지분구조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팜젠사이언스 최대주주는 에이치디투자조합으로 4.8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에이치디투자조합은 한의상 회장이 최대주주로 2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부인인 김현숙은 10% 지분율을 갖고 있다. 한회장과 김현숙은 해당 투자조합에 각각 28억원과 12억원을 출자했다.


에이치디투자조합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주주들을 살펴보면 한의상 회장 2.33%, 김현숙 3.86%, 한대희 1.15%, 한근희 0.47%, 김혜연 0.17%다. 한대희·한근희는 한 회장의 자녀로 특수관계인이다. 한대희 이사는 지난해부터 전략기획 부문을 담당하며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다. 0.17%의 지분을 보유한 김혜연은 팜젠사이언스의 대표다. 


결국 팜젠사이언스 지분구조는 한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모두 더해도 12.81%에 불과하다. 나머지 78% 가량은 소액주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배당을 결정하는 이사회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지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회사가 주가부양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사주 대량 소각이나 경영 쇄신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팜젠사이언스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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