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LP확보' 원익투자, 3000억 펀드 물꼬 텄다
산은 출자사업 GP 선정...300억 지원, 블라인드펀드 조성 탄력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4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원익투자파트너스(이하 원익투자)가 올해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3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의 앵커LP(주축출자자)를 확보했다. 과거 자금을 지원한 이력이 있는 KDB산업은행이 이번에도 손을 내밀었다. 원익투자는 산업은행 출자금을 기반으로 다른 기관의 매칭(matching)을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익투자는 산업은행이 총 3000억원을 출자하는 '정책지원펀드'의 인수합병(M&A) 중형부문 운용사(GP)로 선정됐다. 앞으로 원익투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30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밖에 DSC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IMM인베스트먼트, 케이스톤파트너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케이비증권 등도 부문별 GP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산업은행 출자는 앵커LP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원익투자는 지난 6월 총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조성계획을 밝힌 뒤 자금모집을 진행해 왔다. 대형 기관에서 먼저 출자를 받은 뒤 추가자금을 매칭하는 전략을 세웠는데, 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LP가 가장 먼저 우군으로 참여했다. 


펀드레이징 과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주요 연기금들의 출자사업이 나올때 마다 꾸준히 지원서를 냈지만 올해 유난히 지원자들이 몰린 탓에 번번이 GP에 선정되지 못했다. 자금확보에 난항을 겪어왔지만, 이번에 산업은행으로부터 출자받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펀드레이징에 나설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원익파트너스는 앞으로 괄목할 만한 투자회수(엑시트) 성과를 앞세워 추가자금 매칭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아주IB투자와 공동으로 투자한 넥스틸에서 고수익을 거둔 사례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미 279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상환 받았고, 지난 8월에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며 385억원을 회수했다. 남은 지분까지 모두 매각하면 총 930억원 상당의 회수 성과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투자원금(465억원) 대비 두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이번 출자로 산업은행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도 지속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그간 원익투자가 펀드를 조성하는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원익투자의 1·2·3호 블라인드펀드에 각각 1000억원, 900억원, 55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에도 3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면서 원익투자가 조성하는 모든 블라인드펀드에 자금을 대게 됐다. 총 출자 규모는 2750억원에 달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펀드레이징 시장의 난이도가 유난히 높은 상황에서 원익투자는 산업은행을 앵커LP를 확보하면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탄력을 받게 됐다"며 "펀드 결성에 성공하면 누적 운용자산(AUM)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형 PEF로서의 입지도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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