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방, 적자폭 3년째 확대…투자사 '전전긍긍'
기업가치 2조5000억→4000억…캡스톤 펀드 만기 연장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9일 17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국내 최대 프롭테크 기업으로 손꼽히는 직방의 지난해 영업손실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며 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투자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2022년 2조5000억원까지 치솟았던 기업가치가 극단적인 경우 4000억원까지 곤두박질 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직 공시되지 않은 직방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200억원으로 전년(883억원) 대비 35.9% 증가했다.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2022년 371억원에서 380억원으로 오히려 확대됐다. 2021년 8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뒤 3년째 적자다.


직방의 저조한 실적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 장기화가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전국주택거래량은 2020년 말 128만건에서 지난해 56만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매물정보를 플랫폼에 올려 광고수익을 받는 직방 사업모델에 악영향을 준 것이다.


적극적이었던 외연 확장 역시 한계에 봉착했다. 회사는 2022년 삼성SDS 홈 IoT 부문 인수를 비롯해 ▲큐픽스 ▲호갱노노 ▲온택트플러스 ▲소마 ▲로프트피엠씨 ▲디스코 ▲슈가힐 등 다양한 회사를 설립·인수하며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자생력을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회사가 이들에게 제공한 대여금만 쌓이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이들에게 제공한 대여금은 766억원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지난해 열린 2022 직방 리브랜딩 미디어데이에서 회사가 새로 출시한 스마트 도어록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호연 기자)

추가 투자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기 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회사는 2022년 시리즈E까지 총 3200억원 이상을 투자 받은 상황이다. 추가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선 기업공개(IPO)가 절실하다. 하지만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 실적악화가 겹치며 IPO 흥행 역시 어려워 보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직방 지분을 보유한 벤처캐피탈(VC) 캡스톤파트너스는 직방에 대한 투자금 회수가 이르다고 판단해 지난 3월 만기 예정이던 펀드를 내년 3월까지 1년 연장했다. 직방에 투자한 '캡스톤 4호 성장사다리 투자조합'은 결성 총액이 600억원 규모다.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약 50%를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중에는 직방도 포함돼 있다.


신한벤처투자의 경우 2022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투자조합을 결성해 보유하고 있던 100억원 규모의 구주를 인수하며 직방 투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이 중 일부 물량을 매각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30억원 규모의 구주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기업이 직방의 설립 초기부터 투자에 나섰다. 2015년 ▲포스코기술투자 ▲블루런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LB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8개 회사가 직방에 총 210억원을 투자했다. 포스코기술투자는 2011년 시리즈 프리A를 통해 15억원을 투자했다. 2014년 진행한 시리즈A 투자엔 스톤브릿지벤처스, 알토스벤처스 등이 각각 30억원을 투자했다. 초기 단계에 투자한 회사들의 펀드 만기가 점차 도래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투자금 회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직방의 기업가치가 한때 2조50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며 "직방이 위기 돌파를 위해 인수·합병(M&A)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에 적극적이어야 하지만 내부에선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 관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결성한 투자조합의 청산시기를 미루는 등 직방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시련을 극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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