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최근 수도권 내 전력 부족으로 개발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하면서 전력난발(發) 건설업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행사 A업체는 최근 수도권 내 지식산업센터 개발을 위한 건축허가접수 이후 한국전력공사에 전기 공급을 신청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A업체는 전기 사용량을 최대한 줄여 재접수했지만 전기 공급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상태라서 해당 개발사업 자체를 접을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A업체 관계자는 "전기 부족으로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아 착공할 수 없게 되면 브릿지대출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한 사업장들은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며 "지금까지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인허가상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한 번도 보고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수도권에 대규모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입지의 60%, 전력수요의 7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 등은 전력자급률이 100%를 넘는 반면, 경기도 전력자급률은 58%에 그친다.
이 같은 상황에 최근 수도권 내 데이터센터들의 전기사용 신청이 폭증하면서 민간 사업지에 공급할 전기가 바닥났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최근 인천, 김포 등 수도권 곳곳에서 전기 공급을 받지 못해 착공을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전은 지난 몇 년 간 수도권에 전기 사용 신청이 몰려 공급 계획이 순차적으로 잡힌 상황에서 대안이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현재 데이터센터들의 전기사용 신청 접수가 폭증하고 있으며 전기 추가 공급을 위한 설비 보강의 경우 향후 장기 계획에 반영해 순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시로 선로를 끌어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하지만 한전의 최근 대규모 적자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위 '전기 알박기' 행태도 전력난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개발업계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전기 사용을 신청해 공급을 확정받은 뒤 '전기 프리미엄'을 얹어 사업권을 넘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작 전기가 필요한 민간 사업자들에게 공급할 전기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사업자가 바뀌더라도 예정 시기에 해당 사업장에 전기 공급을 하는 것은 변함이 없어 이를 사전에 파악하거나 대응할 현실적인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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