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에 흔들린 나라셀라, 수익 개선 '첩첩산중'
지난해 영업익 2억 불과…현대백화점 등 '유통 공룡' 시장 진출, 어려움 더 커져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7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승철 나라셀라 대표 (출처=딜사이트)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와인유통업계 1호 상장기업 나라셀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와인 수요 감소로 발생한 출혈 경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롯데칠성, 현대백화점 등 '유통 공룡'의 와인 유통업계 진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분간 나라셀라가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상당시일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라셀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별로는 1분기 15억원, 2분기 3억원, 3분기 1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반면 4분기에만 14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상장 전인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 121억원, 120억원과 비교해 98%가량 줄어든 수치다.


나라셀라 2023년 분기별 영업이익. (출처=전자공시시스템)

쇼크에 가까운 실적 하락 영향으로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나라셀라의 주가는 12일 종가 기준 4720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상장 시 확정된 공모가 1만원(무상증자 반영) 대비 약 52% 떨어졌다. 나라셀라는 지난해 무상증자, 자사주매입 등을 통해 주가 반등을 노렸으나, 실적 악화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락을 피할 수는 없었다. 


국내 와인시장의 수요 감소가 지난해 영업이익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와인시장이 지난 2021년과 2022년 코로나19로 인해 '집술족'이 늘어나며 호황기를 맞았으나, 지난해부터 집합금지가 해제되자 와인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실제로 국내 와인 수입량은 지난 2019년 4만3000톤에서 2020년 5만4000톤, 2021년 7만7000톤으로 늘었다. 이후 2022년 7만1000톤으로 소폭 줄어든 이후 지난해에는 5만6000톤 수준으로 감소했다.


눈길을 끄는 건 나라셀라의 영업이익 하락세가 경쟁업체에 비해 과도하다는 점이다. 같은 와인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는 금영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은 2022년 187억원에서 지난해 57억원으로 줄었고, 아영FBC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2억원에서 30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나라셀라와 같이 '돈을 거의 못 버는' 수준은 아니었다.


나라셀라·금양인터내셔날 연도별 영업이익. (출처=전자공시시스템)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지난해 나라셀라의 실적 쇼크가 와인 유통업계에서의 출혈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와인업계가 불황으로 인해 재고 소진에 초점을 맞춘 염가 판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가운데, 나라셀라가 규모(매출)와 효율(판관비)에서 모두 경쟁업체보다 열위한 모습을 보여서다. 


지난해 매출은 줄고 영업비용은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영업상황이 악화됐다. 나라셀라의 매출은 2022년 1071억원에서 지난해 852억원으로 20%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금양인터내셔날과 아영FBC의 매출이 1414억원에서 1200억원(15%), 1241억원에서 1066억원(14%)으로 줄어든 것과 비교해 5% 넘게 더 감소한 셈이다. 


이 밖에 최근 신세계L&B를 비롯해 롯데칠성, 현대백화점 등 '유통 공룡'이라고 꼽히는 대기업들의 와인 시장 진출로 업계의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돼 나라셀라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장 과정에서 조달한 공모자금을 이미 대부분 소진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라셀라가 별도의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세계L&B는 올해 상반기 90만병의 와인을 최대 70% 할인하고, 롯데칠성은 와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아이패드 등 경품을 증정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주요 경쟁업체인 아영FBC 또한 온라인 채널인 와인나라를 통해 최대 68%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라셀라 공모자금 지출 내역. (출처=증권신고서)

디지털 온라인 채널(1KMWINE)에 투자를 하지 못한 점도 향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지난달 19일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공모자금으로 조달한 약 250억원 중 215억원을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차입금 상환 등에 지출한 상태다. 이 중 나라셀라가 미래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꼽았던 1KMWINE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투자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나라셀라의 1KMWINE 어플리케이션은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나라셀라는 지난해 1KMWINE의 2024년 목표로 월간사용자수(MAU) 10만명을 제시했으나,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1KMWINE의 최근 1달 간 MAU는 5000명(안드로이드 기준)에 불과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 역시 1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나라셀라가 제시했던 연 100억원의 매출 목표 달성 역시 요원해졌다.


실적 감소로 늘어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 역시 나라셀라의 부담을 더한다. 나라셀라의 단기차입금은 지난 2022년 76억원 대비 2023년 109억원으로 43%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지급비용은 2억6400만원에서 27억원으로 약 900%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39억원에서 마이너스(-) 126억원으로 악화된 모습이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업계의 판매 경쟁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매출 감소가 이뤄졌다"며 "배당의 경우 마승철 대표가 무상증자와 자사주 취득 등 주주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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