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은 올해 '글로벌-데이터-서비스' 전략을 강조했다. 

해외 법인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을 공략하고, 데이터 사업 강화와 신규 서비스 출시 등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다소 거창한 계획을 내놓았지만 국내에서 해외로, B2B에서 B2C로 영역을 확대해 수익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의미다.

◆ 클라우드 타고 글로벌 진출

한컴은 내수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한컴 매출은 3916억원이었다. 이중 국내 매출이 3734억원으로 95.3%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은 2020년 대비 28.3% 감소한 183억원에 그쳤다.

한컴은 김연수 대표 취임 이전부터 '한컴오피스' 등 대표 오피스 소프트웨어(SW)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왔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MS오피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면서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째 30%대 오피스 SW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온 국내 상황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한컴은 클라우드 기반 SaaS 사업 확장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SaaS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용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일정 구독료를 내고 인터넷에 접속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피스 SW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SaaS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한컴도 아마존웹서비스(AWS)·NHN 등 국내외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과 손잡고 Saa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AWS와 협력해 문서 공유 서비스 '아마존 워크독스', 업무협업 플랫폼 '한컴웍스' 등을 출시했다. 지난해 8월에는 NHN두레이에서 개발한 업무협업 플랫폼 '두레이'의 독점 영업권을 확보했다. 

한발 더 나아가 한컴은 올해 초 대만 SaaS 기업인 '케이단 모바일'과 싱가포르에 '한컴홀딩스'를 설립했다. 해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SaaS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웹오피스는 사용자의 원활한 클라우드 작업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며 "한컴이 국내외 파트너사와 협력해 전통적인 오피스 SW 강자에서 자체 협업솔루션·클라우드 사업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B2B 넘어 B2C로 

한컴은 그동안 오피스 SW와 임베디드 SW 등을 개발 및 판매하는 B2B·B2G 중심의 사업구조를 유지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컴의 SW 부문 매출은 710억원으로 전체의 78.8%를 차지한다. 이중 오피스 SW 사업 방향을 클라우드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컴이 임베디드 SW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회사 한컴MDS를 매각함에 따라 SW 부문 매출은 예년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절차가 최종 완료되는 오는 7월 22일부터 매출 공백이 불가피하다.

이에 한컴은 B2B를 넘어 B2C로 사업 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B2B에 치우친 기존 사업구조를 바꿔 더 많은 수익 창출 기회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한컴은 B2C 역량 확대 차원에서 오피스 SW 구독형 도입 등 한컴오피스의 서비스 모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웹한글' 중심의 새로운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피스 SW뿐 아니라 여행(매드엑스컴퍼니), 디지털마케팅(유디엠홀딩스), 메타버스(싸이월드한컴타운) 등 다양한 분야로 B2C 사업 역량을 키우는 작업도 한창이다. 이를 통해 한컴MDS 매각으로 인한 매출 공백도 일부 상쇄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연수 한컴 대표 역시 B2B를 넘어 B2C 사업 역량까지 갖춘 종합 SW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지웅 기자 jway@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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