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빅썸바이오와 협업 시너지 '하세월'
2022년 인수, 지난해 순손실 등 실적 부진...건기식 신사업 난항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 안성공장 전경(제공=롯데칠성음료)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인수한 빅썸바이오가 지난해 더딘 외형 성장으로 순손실을 내며 회사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양사간 건강기능식품 사업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웃돈을 얹어 매입했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올라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선 빅썸바이오와 롯데칠성이 치열해진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마땅한 신사업을 구상하지 못했던 결과로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지난 2022년 9월 '빅썸바이오'의 지분 52.93%를 95억원에 인수했다. 빅썸바이오는 맞춤형 건기식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주목받던 업체로, 일찌감치 건기식 소분, 판매 규제 특례 대상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이었다. 롯데칠성은 이 회사 인수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본격 나설 계획을 세웠다. 또한 맞춤형 건강기능 소재 확보에도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영업권으로만 90억원을 설정했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시 매물의 실제가치보다 웃돈을 얹어주고 살 때 발생하는 자산이다. 즉 실질 자산가치가 5억원 수준인 회사를 사기 위해 90억원을 더 썼단 얘기다.


나아가 롯데칠성은 지난해 빅썸바이오의 지분 14.1%를 28억원에 추가 매수했다. 박지예 빅썸바이오 대표 등이 풋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칠성의 지분율은 67.03%까지 상승했다. 롯데칠성은 2023년 1월 빅썸바이오의 잔여지분 보유자들에게 2027년까지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을 줬다.


하지만 인수 1년이 넘어가도록 빅썸바이오의 성장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64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지만 11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3500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에 빅썸바이오는 작년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자본잠식 상태로 재무건전성도 좋지 않았다. 그 결과 롯데칠성은 빅썸바이오의 장부가액에 35억원의 손상차손을 가해 장부가액을 낮췄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런 상황에도 롯데칠성이 빅썸바이오를 성장시킬 방안이 딱히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칠성은 작년 4분기 실적발표회 자리에서 빅썸바이오와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0월 론칭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About H'의 신제품 '롱비타' 판매 ▲개인맞춤 건강 사업 ▲원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 사업에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회사 인수당시와 뚜렷한 차이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빅썸바이오가 주목받았던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서비스 '핏타민'의 경우 운영 권리가 인수 전 모회사인 킥더허들에 남았다. 즉 빅썸바이오는 지난해부터 먹거리 사업을 발굴하고 있는 단계에 멈춰있던 셈이다.


이에 시장에선 롯데칠성이 건강기능식 시장에 연착륙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제약사는 물론, 주요 식품회사들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태라 차별화된 제품 출시도 쉽지 않아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About H'를 론칭하고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여느 건기식 회사와 차별화 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울러 신제품이 출시되더라도 모회사가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기조가 아닌 만큼 경쟁사들의 고객을 끌어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삼공사의 홍삼오일만 봐도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제품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기존과 다른 건기식을 원하는 상황이니 만큼 롯데칠성이 빅썸바이오를 통해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밝힌 내용 외에는 구체적으로 전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단계이다 보니 외부에 공개하기에는 이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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