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 톺아보기
곽재선 회장, 사내이사로 장녀 콕 찍은 속내는
③곽혜은 전무 외식·언론 경영참여…승계 정지작업 관측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 (제공=KG그룹)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장녀인 곽혜은 이데일리 전무(경영지원실장)가 작년 KG할리스F&B 사내이사로 발탁됐다. 곽 전무의 경영참여는 이 회사가 내년 말까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터라 의미가 남다르다. 시장에선 곽 회장이 그룹 후계자로 낙점한 아들(곽정현 KG케미칼 대표이사)이 아닌 딸을 사내이사로 선임한 것을 두고 향후 2세 경영분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KG할리스F&B는 국내 3위권 커피전문점인 할리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KG그룹은 지난 2020년 특수목적법인(SPC)인 크라운F&B를 통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KG할리스F&B 지분 93.8%를 14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작년 사세 확장을 위한 육가공업체 KG프레시 인수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 5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3자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현재 지분율은 74.3%로 낮아졌다. KG할리스F&B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 기존 주력인 화학과 철강 등에 이어 외식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KG그룹의 지배구조도 KG제로인→KG케미칼→KG이니시스→크라운F&B→KG할리스F&B로 재정립 됐다. 특히 KG제로인은 KG그룹의 대표계열사인 KG케미칼 지분 20.6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실질적인 그룹지배력을 가진 기업으로, 곽재선 회장의 장남인 곽정현 대표가 34.8%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어 곽 회장이 15.4%, 곽혜은 전무가 6.3% 등 오너가(家) 지분율만 58.6%에 달한다.


KG할리스F&B 지배구조도. (출처=금융감독원)

KG그룹은 일찌감치 곽정현 KG케미칼 대표이사를 후계자로 낙점했다. 곽 대표는 2019년부터 그룹의 주력사인 KG케미칼 총괄경영에 나섰고 KG스틸 부사장이자 사내이사로 등재되는 등 굵직한 계열사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곽 대표는 외식사업의 선봉장 격인 KG할리스F&B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KG할리스F&B 경영에 참여하는 사내이사는 총 4명으로 이중 두 자리를 곽 회장과 장녀인 곽혜은 전무가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KG할리스F&B 대표인 이종현 사장과 이동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리 중이다.


KG할리스F&B 이사회 현황. (2023년 4월 기준, 금융감독원)

시장에선 이에 곽 회장이 아들인 곽정현 대표에겐 화학과 철강 등 주력사업을 맡기고 딸인 곽혜은 전무는 언론과 외식 등 B2C(기업소비자간거래)사업 중심으로 후계 분리경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곽 전무는 KG할리스F&B 사내이사 외에도 그룹 내 언론사인 이데일리 사내이사와 보험과 연금관련 서비스업종을 영위하는 K스마트인슈 대표이사(이사회 의장)를 중임하고 있다. 특히 K스마트인슈는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데일리의 경우 오너가(家) 중 유일하게 3.78%의 지분을 들고 있다.


KG그룹은 화학과 철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외식업과 언론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작년 중앙그룹으로부터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와 스포츠매체 일간스포츠를 인수하며 미디어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들은 작년 6월 이데일리 자매사인 이데일리M에 편입됐다.


앞서 작년 5월에는 육가공업체인 HJF(현 KG프레시) 지분 100%(22만9000주)를 약 800억원을 들여 인수하며 외식사업의 덩치도 키웠다. 당시 HJF 지분 75%를 들고 있던 청오앤캑터스와 HJF 창업주인 이용욱 전 대표(지분 22.6%) 등 경영진의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이를 통해 HJF는 KG할리스F&B의 100% 종속회사로 들어왔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곽 회장이 KG할리스F&B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민감한 시기에 아들이 아닌 딸에게 경영참여를 시킨 것은 향후 후계경영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며 "최근 딸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언론과 외식사업 등에서 기업인수가 활발해진 부분은 사업다각화 측면 뿐만 아니라 주력사업을 책임지는 아들과 자산배분 균형을 맞추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KG그룹 관계자는 "그룹 승계를 준비해야 하긴 하지만 아직 관련해서 방향성이 정해진 건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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