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주주환원 충실히 이행할 것"
주주들, 7만원대 갇힌 주식에 "주가 부양해달라" 강력 요구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14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각 사업부문별 경영전략에 대해서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의 혁신을 이어가겠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도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와 응원을 당부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사업부장 사장급 경영진 13명이 총출동해 주주와 대화했다.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다.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한 부회장은 의장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반도체 산업의 업황 둔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지만,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선제적 시설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제고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노력 속에 2023년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914억달러로 글로벌 톱5의 위상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한 부회장은 혁신기술에 기반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일상과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M&A(인수합병)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많이 진척 돼 있고 조만간 주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3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이어 "올해도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성장사를 돌아보면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전자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기에 대응함으로써 새롭게 도약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지지부진한 주가와 사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날 한 주주는 "SK하이닉스 주가는 지속 상승하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 초반으로 부진하다"며 "원인이 HBM(고대역폭메모리)사업 경쟁력 차이 같은데, 현재 HBM 사업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주는 "여지껏 노조 없는 경영을 해왔는데 파업 위기에 대한 경영자의 대처로는 어떤 게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한 부회장은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에도 파업을 할 경우 노동 관계 법령에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수단을 가용해 경영, 생산 차질을 최소화 하겠다"며 "상생의 노사 관계 구축을 최우선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에도 경영진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 주주는 "실적위주의 경영을 한 이병철 선대회장님이 이 자리에 계셨다면 앞에 있는 임원분들이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며 "이렇게 망가진 실적을 보이고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임원들이 자리에 앉아있는데 지금 있는 임원들이 이 자리를 빌어 사퇴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자산운용사도 "삼성전자 인사의 핵심이 성과위주 원칙인데 이번 인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부회장은 "주주님께서 말씀주신 내용을 잘 새겨듣겠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당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임직원 전체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해 반도체 사업 실적 부진은 시황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며 "현재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을 유임해 전환점을 마련하겠고, 올해 말 인사폭에 대해서는 말하기 이르지만 성과주의 인사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총에서는 안건 표결 이후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DX, DS부문의 경영현황 및 2024년 사업전략을 주주들에게 공유했다. 처음으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이 구체적인 사업 현황, 전략 등 주주들의 다양한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변하며 주주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했다.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대표 사회공헌 및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도 준비했다.


주총장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통해 제조 및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은 중소기업 12개사의 제품 전시 및 판매를 위한 '상생마켓'이 들어섰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운영 중인 C랩이 육성한 스타트업 7개사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도 선보였다. 이외에도 청년들의 SW 교육을 지원하는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와 자립준비청년들의 홀로서기를 돕는 '희망디딤돌' 등 삼성전자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이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3월 10일부터 19일까지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주주 편의를 위해 현장에 오지 않더라도 주주총회를 볼 수 있도록 사전 신청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총회를 온라인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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