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벤츠 간담회에 쏠리는 눈
'안전성' 주제 대규모 행사…'경비원 대리주차 급발진 의혹' 답변 주목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08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벤츠코리아)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프리미엄 완성차의 대표주자 격인 메르세데스-벤츠(벤츠코리아가)가 이달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있다. 오는 21일과 22일에 전동화 모델인 EQA와 EQB의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버전을 공개하는 자리를 갖는다. 벤츠코리아는 이틀간 3회에 걸쳐 총 120여개 매체를 대상으로 최신형 전기차를 소개할 예정이다.


행사 규모만 놓고 보면 지난 1월 열린 E클래스 11세대 모델의 출시를 알린 간담회에 버금간다. E클래스는 지난 8년(2016년~2023년)간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지켜온 자타공인 벤츠코리아의 주력 모델이다. 벤츠코리아가 이번 행사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규모에 걸맞게 벤츠의 본고장인 독일 현지 관계자의 참석도 예정돼 있다. 독일 진델핑겐(Sindelfingen)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안전 기술 센터' 소속 직원이 방한해 국내 언론 앞에 선다. 센터에서 진행한 전기차 충돌 테스트 결과를 직접 설명하기 위해서다. 전기차의 인기가 한 풀 꺾이게 된 주요인 중 하나인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번 행사가 공교롭게도 최근 사회적 이목을 끈 이른바 '경비원 대리주차 급발진 의혹'과 시기가 맞물렸다는 점이다.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12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주차 관리를 하던 경비원이 입주민을 대신해 벤츠 차량을 이동시키다가 주변에 주차된 다른 차량을 연달아 들이받았다. 해당 사건은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방송에 보도되면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운전대를 잡은 경비원과 해당 차량의 차주가 급발진을 주장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주차 위치를 변경하기 위해 후진을 하던 중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정지하지 않고, 오히려 굉음을 내며 후방으로 차량이 돌진했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거액의 수리비를 물게 된 경비원과 차주는 지난 16일 법률대리인을 앞세워 벤츠코리아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등을 상대로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급발진 의심 사고는 지상파와 종편, 인터넷 등 방송사의 단골 소재가 됐을 만큼 사회적 문제가 된지 이미 오래다. 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급발진 의심 사고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견될 만큼 운전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이다. 현행 법체계는 사고의 원인이 차량 결함에 있다는 것을 밝힐 입증 책임을 운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지난 14년간(2010년~2024년 3월) 급발진 의심으로 접수된 791건의 사고 가운데 단 한 건도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가 없는 이유다.


이번 '경비원 대리주차 급발진 의혹'의 결과 또한 앞서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운전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여론도 적잖은 만큼 피고소인 측인 벤츠코리아 대응에도 주목된다.  


당장 수일 앞으로 다가온 간담회 주제 중 하나로 차량의 '안정성'을 내세운 만큼 급발진 의혹에 관한 질의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과연 벤츠코리아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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