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마케팅 전쟁' 하이트진로 생존 비결은
100주년 미디어데이 개최…도전적·공격적 마케팅으로 위기 돌파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5일 12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 현재 주류라인업. 제공=하이트진로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하이트진로가 올해 주류기업 최초로 100주년을 맞았다. 변화 속도가 빠른 작금의 현실을 고려하면 100년이란 숫자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국내 상장사 중에서도 100년의 세월을 채운 기업은 9개사에 불과하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9일 100주년 기념 미디어 프렌드십 데이를 개최했다. 100년 마케팅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100년 전쟁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주류기업들은 과거부터 소비자 마음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이트진로 역시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위기를 극복해왔다고 강조했다. 최초의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과감한 도전이 있었기에 100년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이트진로의 마케팅에는 "술은 시대를 위로할 의무가 있다"는 인문학적 철학도 밑바탕에 깔려 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 상무는 "'성공의 시작은 가치관으로부터'라는 우리만의 신조를 기반으로 치열한 주류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 역대 소주. 제공=하이트진로

◆두 번의 결정적 마케팅 작전…소주 1위 탈환


하이트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에서 진로 소주를 생산하던 '진천양조상회'와 1933년 국내 첫 맥주회사 '조선맥주 주식회사'가 2005년 7월 한 가족이 되면서 하이트진로그룹이 출범했다. 1965년대 소주 2위였던 서광주조(1966년 진로주조로 사명 변경)는 당시 1위 삼학 소주에게 밀렸으나 두 번의 결정적 마케팅 작전 ▲밀림의 바 작전과 ▲왕관 회수 작전으로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당시 '밀림의 바'라고 불리던 남산 일대에 진로 판촉원들은 삼학이 자취를 감추게 될 때까지 진로 사마시기를 전개해 결국 밀림의 바는 진로의 독무대가 됐다. 또한 진로주조는 체계화된 데이터가 없던 시절 병뚜껑(왕관)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점유율(M/S) 파악과 영업 효율성 증가, 품질 관리로 판매 증대에 성공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계기로 소주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위기는 계속됐고 두 번의 변곡점이 발생했다. 1993년 두산그룹이 경월소주를 인수 후 내놓은 '그린' 소주는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진로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이에 진로는 '참이슬'을 내놓으며 위기 극복에 성공한다. 당시 소주 최초로 여성모델 기용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25도가 주류였던 소주시장에 파격적인 23도의 순한 소주로 시장을 장악했다.


하이트진로 역대 맥주. 제공=하이트진로

◆두산경월 '그린' 롯데 '처음처럼' 공세…참이슬·진로로 반격


참이슬의 아성에 밀리던 두산은 2006년 '처음처럼'을 출시했고 2009년 롯데가 두산경월을 인수하며 시장이 재편됐다. 롯데는 새로워진 처음처럼에 대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며 위협을 가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2019년 뉴트로(복고) 트렌드로 재해석한 '진로'로 반격했다. 회사는 진로의 마스코트 '두꺼비'를 활용한 주류업계 최초의 캐릭터샵(두껍상회)를 선보이는 등 젊고 트렌디한 마케팅을 펼치며 추격을 따돌렸다.


맥주시장에서도 전쟁은 계속됐다. 하이트진로는 '카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크라운 맥주', '하이트 맥주', 2017년 국내 최초의 발포주 '필라이트' 등 다양한 신제품을 내놨지만 오비맥주는 견고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2019년 메가 브랜드급 신제품 '청정라거-테라'를 출시했고, 2023년 '켈리'를 잇따라 출시하며 '연합작전'을 펼치고 있다. 테라와 켈리의 연합작전으로 10년 만에 주요 대형마트에서 국내 맥주 부문 1위를 탈환하기도 했으며 '테슬라·테진아' 열풍도 일으켰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 상무. 제공=하이트진로

◆"인간성과 자기헌신 필요…마케팅이 선봉장 역할"


하이트진로는 최근 마케팅 업무 방식이 많이 변했다고 밝혔다. 2017년 필라이트 출시부터 '성공의 시작은 가치관으로부터'라는 신조가 생긴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오성택 마케팅 상무가 밝힌 가치관은 '인간성'과 '자기 헌신'이다. 그는 "인간성과 자기 헌신이라는 가치관 아래 2017년 이후 출시한 신제품 중에 실패한 제품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이어 "마케팅 업무는 이러한 가치관뿐만 아니라 디테일과 끌로 파는 노력이 필요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며 "마케팅이 선봉에 서서 뭔가를 해나가지 않으면 이 전쟁에서 이기기 어려운 만큼 마케팅이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앞으로의 100년 전쟁을 위해 신형 무기를 지속해서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3월 소주 신제품 '진로골드'를 선보였고 이달 말에는 증류주 신제품 '일품진로 오크25'를 출시한다. 일품진로 오크25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목통숙성실에서 만든 최고급 원액으로 증류주 메인 시장인 '25도'를 공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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