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교보·하나' 디지털보험사, 적자 탈출 언제?
한화손보 2300억·교보생명 2100억·하나금융 2700억 지원…모회사 부담↑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5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캐롯손해보험)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교보라이프플래닛 10년, 캐롯손해보험 4년, 하나손해보험 2년.' 국내 주요 디지털 보험사들이 출범 뒤 2022년까지 적자를 이어온 기간이다. 이들 회사가 좀처럼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이들 모회사의 자금 부담도 줄지 않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해보험 최대주주인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캐롯손해보험에 유상증자를 통해 1200억원의 자금 수혈을 마쳤다. 자금 수혈의 목적은 캐롯손해보험의 '재무구조 개선'이다.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금을 투입한 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2021년 5월 616억원을 지원했다. 이어 2022년 8월 캐롯손해보험이 모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을 때에도 502억원을 수혈했다. 2019년 캐롯손해보험 설립 당시에는 516억원을 출자했다.


문제는 캐롯손해보험의 수익 구조상 당장 흑자 전환이 어려워 또다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결국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의 추가 수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캐롯손해보험은 운행한 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앞세워 자동차 보험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보험사는 보험사업뿐 아니라 보험료를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투자사업을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하는데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주력 상품이 자동차보험이라 투자사업에서도 한계를 안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만기가 1년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어렵다.


'국내 1호 디지털 손해보험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2019년 5월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다. 한화손해보험의 지분율은 이날 기준 60.15%로 기존 56.31%에서 3.84%포인트 상승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나 하나손해보험 등 다른 디지털 보험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회사에서도 적자가 쌓여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회사의 자금 수혈이 이뤄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모회사인 교보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서만 모두 다섯번 자금을 지원했다. 교보생명은 2014년 11월 380억원, 2015년 11월 240억원, 2016년 12월 150억원, 2019년 1월 350억원, 2020년 5월 1000억원 등의 자금을 투입했다.


또 2018년 3월에는 교보라이프플래닛 설립 때부터 함께해 온 2대주주 일본 라이프넷생명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교보생명은 이 회사 보유 지분을 모두 사들이는데 81억원을 들이기도 했다. 이때 교보생명의 교보라이프플래닛 지분율이 100%가 됐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캐롯손해보험과 달리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수익성 창출에 어려움이 더 클 수 있다고 보는 의견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생명보험 상품은 상대적으로 상품 구조가 더 복잡하고 보험료도 비싸 고객들의 대면 채널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첫해인 2013년에 약 50억원 순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해마다 1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내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 인수 뒤 2020년 5월 하나손해보험을 출범한 하나금융지주는 지금까지 두 번에 걸쳐 하나손해보험에 2700억원가량 자금을 수혈했다. 2022년 7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투입했고 2020년 7월 1260억원을 지원했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 인수에 들인 돈은 약 800억원이다.


2020년 출범 첫해 16억원 적자를 낸 하나손해보험은 2021년 순이익 16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사옥매각이라는 일회성 요인에 따른 것으로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이후 2022년 순손실 843억원을 기록, 다시 적자 전환했다.


디지털 보험사가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어렵고 친숙하지 않아 여전히 대면 가입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디지털 보험사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성장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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