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맥주OEM+클라우드' 침체 대책 있나
작년 가정시장 점유율 4% 그쳐...3위 자리도 내줘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7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 맥주사업이 지난해 수제맥주 생산 위축과 '클라우드(Kloud)' 침체에 고전했다. 나아가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신제품인 '크러시(KRUSH)'조차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롯데아사히주류에게 가정시장 3위 자리까지 내줬다. 시장에선 롯데칠성의 히트상품 부재가 성장동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흥시장에서 맥주 소비가 급감하자 수제맥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 말 제주맥주(제주위트에일), 세븐브로이맥주(곰표밀맥주)와 손을 잡고 생산에 나섰다. 해당 사업은 2021년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생산시설인 충주공장의 가동률 상승과 제조원가 하락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수익성 상승에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후 수제맥주 거품이 사라지면서 지난해 OEM 매출은 57억원으로 2년 만에 81%나 급감했다. 제주맥주와 세븐브로이맥주 등 수제맥주 사업자들이 생산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제맥주 OEM 생산 감소 부분을 롯데칠성의 자체 브랜드로 대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롯데칠성의 브랜드 맥주 판매량 마저 감소하고 있어서다. 작년 롯데칠성의 주류공장 전체 가동률은 51.6%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새로'의 흥행으로 소주 생산량이 17.7%(2195만 상자→2584만 상자) 확대된 것을 고려하면 맥주와 OEM부문 부진이 실질적인 가동률 하락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칠성의 작년 맥주부문 매출은 839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나 쪼그라들었다. 주류시장 전체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경쟁사에 밀려 점유율마저 지속적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2020년 6월 클라우드 생맥주를 출시하긴 했지만 점유율 상승에 큰 도움이 되진 못했다. 즉 롯데칠성의 낮은 점유율은 히트작이 나오지 않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칠성은 지난해 11월 '크러시'를 내놓고 젊은 세대와 소통의 보폭을 넓혔다. 기존 클라우드는 '프리미엄 맥주', 크러시는 '일반 맥주'로 이원화해 시장을 공략하겠단 전략이었다. 하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시장에서 롯데칠성의 점유율은 4.1%에 그쳤다. 전년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빅히트를 친 롯데아사히주류(5.1%)에게도 밀렸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려면 ▲맛 ▲영업력 ▲마케팅 등 복잡적인 요소가 작용하는데 크러시는 3가지 다 부족하지 않았나"라며 "소주와 달리 맥주라는 브랜드는 출시 초기에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실패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롯데칠성과 달리 마케팅·영업력에 힘을 쏟았던 하이트진로의 점유율이 상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2021년 가정채널을 중심으로 수제맥주가 호황을 이뤘다가 지금은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충주공장 OEM 물량이 감소했다"며 "현재 충주공장은 음료와 주류를 모두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가동률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11월 크러시를 출시하고 초기에는 유흥채널 입점에 집중했고 이후에는 대형마트, 편의점 등 가정채널까지 판매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캔 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도 늘렸다"며 "그 결과 크러시 론칭 후 롯데칠성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까지 늘어났으며 편의점 채널의 경우 500ml 캔 제품 기준 85% 이상의 분포율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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