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社 벤처투자]
SM엔터, CVC 통해 콘텐츠·기술 접점 찾는다
⑥ 500억 출자해 'SM컬처파트너스' 설립...양대 출자기관서 인재 영입, PI 투자 집중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17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총 5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인 'SM컬처파트너스'가 모회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벤처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국내 벤처투자 양대 출자기관에서 핵심 인력들을 잇따라 영입한 뒤 설립 2년 만에 블록체인 엔터사·콘텐츠 교육기업 등에 총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2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SM컬처파트너스는 현재까지 총 11곳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자금은 전부 고유계정(PI)을 통해 집행됐다. 투자규모는 기업당 10억~20억원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SM컬처파트너스는 지난해 3월 설립됐으며 현재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감독원에는 지난 2022년 9월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M컬처파트너스는 설립 단계부터 초기기업 투자에 주력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탄도 넉넉하게 확보했다. 운용사를 세우며 자본금 300억원을 출자했으며, 같은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200억원을 추가로 납입했다. SM엔터는 현재 운용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신기사 설립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은 100억원이다.


◆ 성장금융·한국벤처투자서 전문인력 영입...EY한영 출신 회계사도 심사역 합류


SM컬처파트너스는 PI투자를 전담할 인력도 확보했다. 가장 먼저 2022년 6월 박성호 대표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박 대표는 풍부한 투자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산업계에서 근무했으며, 미래에셋증권 PI투자팀, 한국수출입은행 국제투자실 등에서 직접투자를 담당한 이력도 있다.


특히 박 대표는 SM컬처파트너스에 합류하기 직전 국내 양대 벤처투자 출자기관 중 하나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에 재직했다. 그는 성장금융에서 투자기획팀장, LP지분투자팀장 등 다양한 보직을 맡으며 주요 출자사업을 기획했다. 또 성장금융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결성한 직접운용 펀드인 'K-그로쓰 세컨더리'(400억원)의 대표 펀드매니저도 맡았다.


박 대표가 합류한 직후인 2022년 7월에는 박준형 이사도 투자운용본부장으로 합류했다. 박 이사는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에서 엔젤투자팀장 등으로 활동했다. 또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에서 개발자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이밖에 서이삭 수석도 심사역으로 합류했다. 서 수석은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했으며, EY한영 등에서 재직했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SM엔터는 중견기업이지만 CVC를 설립하면서 금융지주 벤처캐피탈과 맞먹는 수준의 자본금을 출자했다"며 "그만큼 벤처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는 국내 벤처투자 양대 출자기관 등에서 핵심 인재를 끌어왔으며, 이들을 앞세워 PI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母회사와 시너지 내는 벤처에 PI로 투자...블록체인·엔터 등에 주목


PI투자는 운용사가 자본금 등 자기자본을 활용해 투자하는 형태를 일컫는다. 운용사 입맛에 따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다른 출자자가 없어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SM컬처파트너스는 SM엔터 주요 사업과 결이 맞는 기업만 선별해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특히 운용사는 경영 기치로 '기술을 만나 무한히 확장되는 문화'를 내걸고, SM엔터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초기단계 기술기업에 주로 자금을 대고 있다.


일례로 피투자처인 '모드하우스'는 SM엔터 아티스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어플리케이션(앱) '코스모(cosmo)'를 운영한다. 앱 이용자는 여기서 회사 소속 아이돌인 '트리플에스' 포토카드를 구매해 이 가치에 상응하는 가상화폐를 얻는다. 팬들은 이 자원을 투표권으로 활용, 트리플에스 유닛 구성 등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한다. 


'코이랩스'는 이미 SM엔터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MBC 사내벤처 기업으로 SM컬처파트너스는 2022년 3월 MBC와 공동으로 투자했다. 회사는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인 NCT·에스파 등의 저작재산권(IP)을 빌려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또 피투자기업 '카시나'가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SM엔터 아티스트들이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대신 PI투자는 모회사에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다. 즉, SM컬처파트너스는 성장 가능성 높지만 SM엔터와 뚜렷한 시너지가 나지 않는 기업에는 소신껏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다. 벤처투자 업계는 SM컬처파트너스가 투자 영역을 넓히기 위해 추후 외부자금 등을 일부 끌어와 펀드를 조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운용사가 펀드 비즈니스를 할 가능성도 있지만, 자본금 등을 고려하면 주력은 여전히 PI투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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