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가상자산 운용사 하루인베스트가 '먹튀(러그풀)' 정황이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루인베스트 관계사인 서울 강남 블록크래프터스 사무실에 이날 오전 중 전 직원이 퇴근한 채 '출입금지' 팻말이 붙었다. 

하루인베스트는 개인, 기관을 상대로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주장해 온 가상자산 투자 업체다. 최근까지 연 12% 수익률을 제시했지만 무분별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위성 홍보 등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난해부터 비판을 받아오고 있었다. 

'먹튀' 논란은 이날 오전 9시 40분경부터 하루인베스트 측 SNS 소통 창구(트위터, 미디움) 등이 폐쇄되면서 본격화 됐다. 하루인베스트 측은 "서비스 파트너사 한 곳에서 문제를 발견해 6월 13일 오전 9시 40분(한국시각)부터 입출금 요청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하루인베스트 모회사 격인 블록크래프터스에 방문했지만 '출입금지' 팻말만 확인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륭강남타워에 위치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년 전 논란이 일었던 머지포인트를 연상하기도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루인베스트가 실현 불가능한 수익률(이익)을 제시하며 고객과 자금을 유치한 뒤 디파이 등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결국 도산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이 같은 추측은 지난해 6월부터 투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당시 제시했던 예치 락업(출금 불가) 기간 1년이 지나면서 출금 요청이 몰려 뱅크런이 발생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하루인베스트 측은 SNS 흔적을 지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형수 하루인베스트 대표는 IT 업계 인적 네트워크 플랫폼 링크드인에서 이력을 지우고 있다. 최고기술개발자(CTO)로 알려진 주모 씨는 지난해 8월 퇴사했다. 다만 이날 오전 하루인베스트 측 트위터, 미디움 등 삭제가 알려진 뒤 우려가 확산되자 모종의 이유로 트위터 계정은 재활성화된 상태다.

사태가 확산되자 업비트 측도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공지를 통해 "하루인베스트 측의 금일(13일) 9시 40분부 입출금 중단 결정 이후 커뮤니티 중단 등 활동이 확인됐다"며 "투자자 보호 조치 일환으로 하루인베스트 대상 디지털 자산 출금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먹튀 논란이 확산되면서 연관 업체들도 이를 차단하는 입장문을 줄이어 내놓고 있다. 

하루인베스트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프로스트 토큰(BFC) 재단은 "돌연 입출금 중단을 발표한 가상자산 운용사 하루인베스트 사태로 인해 BFC 덤핑이 일어날 것이라는 악재성 소문이 존재한다"면서 "해당 사태 추이와 BFC 가격은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인베스트와 유사한 사업모델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델리오도 "우리는 하루인베스트의 입출금 중단 사태와 관련 없고 서비스 역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공지했다. 

변창호코인사관학교 운영자인 변창호 씨도 텔레그램을 통해 "어제까지도 모집글을 올리던 하루인베스트가 어떻게 사무실이 비어있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하루인베스트 측은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입출금을 중단하면서 우리 직원들의 신변에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사무실에 있는 자산을 지키기 위해 폐쇄했다"면서 "고객과 소통은 다른 채널을 열어놓고 있으며 추가적인 상황 확인하는 대로 얘기하겠다"고 전했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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