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 회장 "체코 원전 수주에 지원 총력"
"15년 만 해외 원전 수주에 지원 총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체코 플젠시 소재 두산스코다파워 사업장을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 터빈 생산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두산그룹)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두산은 1호 수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 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


15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박정원 회장은 지난 13일 체코 프라하에서 원전 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행사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직접 주관하고 이 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산은 기계 및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체코 정부를 비롯해 현지 기업 다수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 왔다"며 "앞으로도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참여를 위한 최종 입찰서를 최근 제출한 데 가운데, 박 회장도 힘을 싣기 위해 나선 것이다. 체코는 현재 두코바니 및 테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MW) 이하 규모 원전을 최대 4기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총 3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체코는 오는 7월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에 이어 내년 최종 사업자와 계약을 마치고 2029년 착공, 203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개정된 수정 제안서 제출 자격에서 배제되면서 한국과 프랑스 사이 '2파전'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한수원을 중심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이 참여하는 '팀코리아'를 통해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수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체코 전력공사(CEZ)에 최종 입찰서를 제출했다.


한수원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APR-1400을 바탕으로 체코 측의 요구에 따라 설비용량을 낮춘 APR-1000의 공급을 제안했다. 한수원은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비교해 월등히 앞선 가격 경쟁력과 계획 기간 안에 원전을 완공하는 공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유럽 시장의 교두보 격인 체코에서 원전 수주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체코 정부 측을 비롯, 금융 기관 및 현지 기업 등 약 100개사와 원전 분야를 비롯한 비즈니스 협력을 다지는 자리로 마련됐다. 체코에서는 얀 피셔 전 총리와 페트르 트레쉬냑 산업부 차관, 토마스 에흘레르 산업부 부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금융 기관, 협력 업체 등에서 300여 명이 자리했다. 한국에선 홍영기 주체코 한국 대사, 안세진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국장, 박인식 한수원 수출사업본부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도 쏟아졌다. 공영 체코 TV(Czech TV), 체코 라디오, 체테카(CTK) 통신사 등 약 30개 언론사 취재진이 행사장을 방문했다. 


두산 경우 두산스코다파워와 두산밥캣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법인) 등 체코 자회사들을 통해 현지 에너지∙기계 산업 발전, 지역 사회 공헌에 기여해 왔다. 이날에는 한수원이 체코 원전 사업을 수주할 경우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고, 증기 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하게 함으로써 우리나라와 체코 간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수소·가스 터빈 등 무탄소 발전 기술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 기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행사에서 스코다JS, MICO, Vitkovice, ZAT 등 현지 발전 설비 기업과 체코 원전 수주를 전제로 원전 주기기 및 보조 기기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맺었다.


행사 다음 날인 14일 박정 회장은 체코 원전 수주 시 2차 계통 주기기 제작과 공급을 담당하게 될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1869년에 설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두산스코다파워는 터빈 전문 제조사로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증기 터빈을 생산 중이다. 두산에 합류한 2009년 이후부터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 등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산스코다파워는 사업장이 위치한 플젠시에서 전문 기술인 양성 등으로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 대상 직업 훈련 센터, 대학생 대상 논문 공모전 등을 운영하며 현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기술 체험과 연구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어 박 회장은 두산밥캣 EMEA 사업장도 찾았다. 이 회사는 도브리스시에 중소형 로더와 굴착기를 생산하는 공장과 지역 본부를 갖추고 있다. 2014년부터 물류 센터와 연구 개발(R&D) 센터와 트레이닝 센터 등을 신설하는 사업 시설 확장을 지속해 왔으며, 이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지난 10년 동안 25억코루나(약 1,460억 원)에 이다. 두산밥캣은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 양산까지 100% 독자 수행이 가능한 체코 사업장에서 업계 최초 1톤 전기 굴착기 양산에 성공하는 등 유럽 시장 맞춤형 첨단 전동화 장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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