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CEO 생존법
황현식號 스타트업 '씨 뿌리기' 결실 맺을까
②최근 2년간 13개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3일 16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DAR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LG유플러스가 황현식 대표의 연임으로 스타트업 발굴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년간 LG유플러스가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연을 맺은 스타트업은 13여곳에 달한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씨 뿌리기에 한창이라는 평가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 대표는 그간 스타트업에 대한 지분투자 및 M&A를 적극 추진해왔다. CEO로 정식 취임한 2021년 한 해 동안 5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다양한 협업 방안을 모색했다. 이는 전임 대표인 하현회 전 부회장 시절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행보다. 하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LG유플러스의 스타트업 투자는 5건에 불과했다. 


스타트업을 향한 LG유플러스의 투자 공세는 황 대표 체제가 굳건해진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 지난 2년간 LG유플러스는 키노라이츠, 레뷰코퍼레이션, 지니웍스, SAMG엔터테인먼트 등 13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육성한 스타트업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17곳에 달한다. 이중 레뷰코퍼레이션, SAMG엔터테인먼트 등은 상장 문턱을 넘는 성과를 냈다.


황 대표가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혁신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 역량을 지닌 유망 기업들과 협업해 서비스 고도화를 이루고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황 대표가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찐팬 전략'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사가 주력인 통신 사업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신사업 역량을 키우는 건 한계가 있다"며 "원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력해 자체 플랫폼 고도화와 시너지 창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스타트업 투자는 결국 '씨 뿌리기'와 같다"며 "열이면 열 모두 잘될 순 없지만 이중 하나라도 대박을 터뜨리면 신사업 비중을 늘리는 통신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내독립기업(CIC)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도 황현식 대표 체제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CIC 제도를 도입한 이후 총 7개팀을 분사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1호 CIC인 스마트 물류 스타트업 '디버'를 비롯해 개인 트레이너 중개 서비스 '위트레인', 반려견 공간대여 플랫폼 '얼롱', 렌터카·신차 탁송 서비스 '아바라' 유아용 놀이 플랫폼 '플레이몽키' 등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매년 CIC를 선정해 일정 지원금과 업무 공간, 멘토링 등을 제공하며 홀로서기를 돕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팅 서비스 '하트트래블'을 운영 중인 케미컴퍼니가 독립에 성공했다. 하트트래블은 한 기수당 남녀 각각 6명을 선발해 1박 2일 여행을 떠나는 데이팅 서비스다. 지난해 4월 LG유플러스 사내벤처로 첫발을 내디딘 후 서비스 6개월 만에 회원수 1500명, 유료 신청자 750명, 매칭률 47%를 달성했다. 비방송용 '나는 SOLO' '하트시그널' 등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CIC에 대부분 지분을 투자하며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사업 시너지가 높은 스타트업을 다시 인수하는 '스핀인' 전략도 계획 중이다. 


다만 투자 규모나 속도 면에서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스타트업과 CIC를 포함한 관계기업들의 지분 취득에 187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규모는 전년(154억원) 대비 21.7% 늘었으나 연간 2조원이 넘는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성장 단계인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며 "연간 CAPEX에 무선 사업뿐 아니라 신사업 관련 투자도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투자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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