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습관을 지배하라
소비자 습관 바꾼 기업 세상을 바꿔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6일 08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욱 부국장] 시작점의 작은 차이는 결과에서는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골프나 야구를 즐기는 독자들이라면 클럽이나 배트의 작은 각도 차이가 공의 방향을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변화시키는지 잘 알 것이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을 비롯해 여러 유명인들이 한결같이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습관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습관이 바뀌면 사람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 우리 속담에도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말이 있다.


작은 습관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지만 반대로 인간의 습관을 바꾼 서비스는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최근 끝 모를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았던 쿠팡이 3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해 신선을 충격을 줬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지난 12년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이커머스로 사업을 전환한 2014년에는 로켓배송을 시작했다. 로켓배송은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했지만 쿠팡 입장에서는 적자의 주범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쿠팡은 누적 적자는 6조원을 기록했다. 쿠팡이 당당히 미국 증시 상장에 성공했음에도 미래는 불투명한 기업으로만 보였다. 


2022년 3분기 분기 첫 흑자를 기록하며 이러한 우려를 단숨에 날려버리는 분위기다. 특히 실적을 꼼꼼히 따져보면 쿠팡의 분기 실적 흑자 전환에 중요한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쿠팡의 최근 실적을 보면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단 한 번도 매출액이 꺾이지 않고 꾸준히 성장을 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활성 고객수도 최근 정체된 분위기지만 꾸준하게 늘어왔다. 고객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매출이 늘고 흑자 전환을 했다는 것은 1인당 이용 금액이 늘었다는 것이다. 충성 고객층이 두꺼워졌다는 의미다. 과거 가격 경쟁을 펼쳤던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로켓배송과 '와우 멤버십' 같은 구독서비스를 통한 이용자들 습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결과다.


업계 관계자들도 "최근 온라인 커머스 이용자들이 쿠팡에서 관련 상품을 검색한 결과가 최저가라고 생각하고 구매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많은 이용자가 습관처럼 쿠팡에서 제품 검색을 하고 로켓배송을 통해 하루 만에 배송을 받고 있다. 이렇듯 쿠팡은 지난 12년간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국내 이용자들이 온라인 커머스 이용 습관을 주도해갔다.


서비스나 제품을 파는 기업들은 이용자 습관을 지배하고 싶어 한다. 또 다른 예로 포털서비스는 사람들의 습관을 사로잡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포털 시장 초기 이용자 습관을 사로잡기 위해 PC방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초기화면을 자신의 서비스로 바꾼 것은 이미 알려진 사례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에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모바일 서비스 초기화면 개편이 그것이다. 네이버는 드루킹 사건으로 인해 모바일 초기화면에서 뉴스 서비스를 제외하라는 압박에 시달렸다. 이에 네이버는 지난 2018년 10월 검색창만 있는 그린닷 화면을 공개하며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3년 6개월이 지난 2022년 3월말 뉴스를 핵심으로 하는 구버전 네이버 초기화면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다. 간단하기만 할 것 같은 초기화면 개편을 두고 근 4년여간 이용자 습관이 변화하기를 조심스럽게 기다려 온 것이다.


작은 습관이 인간의 성공을 좌우한다. 기업은 인간의 성공을 좌우하는 습관을 얼마나 지배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나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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