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올해 캐시카우도 'HBM'
지난해 4분기 HBM 매출 1조원 돌파 추정, 영업이익률 200% 증가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경영진이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SK하이닉스 김주선 AI 인프라 담당 사장, 김종환 D램 개발 담당 부사장,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김영식 제조기술 담당 부사장, 최우진 P&T 담당 부사장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먹고 살 전망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3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상황에서 올해 역시 영업이익이 2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낸 것은 D램과 낸드플래시 판가 인상이 영향을 미쳤지만, 결정적으로는 고부가 제품 차별화 전략이 AI 주도 서버 트렌드와 겹치며 '나홀로 수혜' 현상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골칫거리인 솔리다임이 급격한 실적 훼손 구간에서 '낸드플래시 판가인상'과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의 동시 효과가 발생하면서 막판에 깜짝 흑자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실적 반등의 핵심은 HBM이다. AI 중심의 서버 시장이 확대되면서 SK하이닉스의 독점에 가까운 HBM3 선점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HBM 매출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수익성은 기존 제품보다 훨씬 높다.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HBM의 영업이익률이 43%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수익성이 이처럼 높은 것은 난이도 때문이다. HBM은 속도, 발열제어, 파워 등 전반적인 제품 특성 뿐 아니라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적기 공급 능력, 어드밴스드 패키징 등 신규 기술에 대한 대응 능력 복합적으로 요구된다. 


여기에 TSV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고 여러 칩을 적층해서 패키징을 해야하는 등 완제품 생산까지 필요한 과정이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다. 완제품이 생산되더라도 GPU와 결합해 패키징하는 단계가 추가로 필요해 후공정 업체와도 협업도 필요하다. 원활한 수요 충족을 위해서는 서플라이 체인 안에서도 병목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일반 D램 제품의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HBM을 최소 연간 단위로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결정 방식으로 인해 HBM의 가격 안정성은 일반 제품 대비 높으며 향후 HBM 시장이 확대될수록 D램 사업의 가격 안정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도 하반기로 갈수록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은 D램 판가 매출 대비 압도적인 이익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이 예상되며 4분기는 3조8000억원대까지 지속 확대돼 연간 영업이익은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HBM 신제품 로드맵 역시 '파란불'이다. HBM3E(5세대) 주문 물량도 이미 완판되는 등 HBM 관련 경쟁력을 인정받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상반기 중 HBM3보다 한 단계 발전된 신제품인 HBM3E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차세대 제품인 HBM4의 개발도 본격화된 가운데 내년 1분기 엔비디아에 제품을 납품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의 HBM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61%, 201% 증가한 7조원, 3조1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4~5배 이상 성장했으나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HBM 시장에 경쟁사가 뛰어들고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일반 D램 제품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에 비해 HBM의 가격 프리미엄이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올해 새롭게 출시돼 판매가 확대되는 HBM3E의 경우 개발 난이도가 높아지고 투입비용이 증가되기 때문에 가격 프리미엄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HBM의 경우 일반 D램 제품 대비 동일 생산량 양산을 위해 요구되는 케파가 최소 2배 이상 증가한다. 시설투자가 늘지 않으면 HBM 생산을 늘릴 경우 D램 수급이 타이트해져 D램 가격이 올라가 수익성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RAM 마케팅 담당은 "HBM 제품 내 믹스(MIX) 변화로 인해 프리미엄 수준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부터 경쟁사가 대거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지만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는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HBM의 경우 기존 레거시 D램처럼 범용을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경쟁사가 갑자기 뛰어들어 물량을 가져가기도 쉽지 않다.


이에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HBM3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빼앗아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HBM 수요 역시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을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의 AI도입이 늘면서 중장기 적으로 연평균 60% 수준의 수요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제품 개발 양산 경험으로 고객 피드백 반영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단순히 제품 개발 특성 개선이 아닌 포괄적 니즈 총족하는 HBM 선두주자가 됐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