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외형 커지고 이익체력 좋아졌다
전통적 비수기 2분기에도 여객수요 견조…유가·환율 등 수익성 개선 과제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국내 항공사의 올 1분기 매출이 크게 성장한 반면 이익은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2분기에도 여객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항공사들의 외형이 상승기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익도 고환율과 고유가 악조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증시 상장된 국내 6개 항공사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총 7조12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 이는 성수기로 분류되는 지난해 3분기 매출(6조9236억원)을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 국제선 등 여객 회복, 호실적으로 이어져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대한한공의 1분기 매출은 3조8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다. 이는 역대 1분기 매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객 고성장에 따라 국제선 매출이 전년 대비 34.2% 증가한 2조2000억대를 기록해 전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분기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존 1분기 최대 매출은 2018년 1조4752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1조6330억원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여객 사업 매출 성장세가 돋보였다. 아시아나항공 1분기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1조937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여행 수요 증가에 따라 일본노선 운항을 확대했으며, 1~2월 동계 성수기에 동남아노선 증편 및 호주 멜버른 부정기 운항 등 공급을 증대한 것이 주효했다.


제주항공도 매출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7.7% 증가한 5392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노선 다변화 전략을 펼치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 다변화 전략을 펼치며 올해 1분기 한~일 노선 전체 이용객 중 15.9%인 98만4506명을 수송했다. 이는 한~일 노선을 운항하는 전체 22개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수송객 수를 기록한 것이다.


진에어(4304억원, 22.1%↑), 에어부산(2722억원, 27.8%↑)도 일본 여행 증가세에 힘입어 모두 두자릿 수 증감률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4230억원, 17.9%↑)은 청주-후쿠오카, 부산-비엔티안 등 지속적인 신규 노선 취항에 따른 여객 수요 증가가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


◆ 전통적인 비수기 2분기에도 실적 고공비행 예고


항공사들은 2분기에도 견조한 여객수요를 바탕으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는 전통적인 여객 비수기로 통한다. 하지만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송실적은 556만명(38.4%↑)으로 4월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비수기임에도 항공 여객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이재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선별로는 일본/미주노선이 역대 최고 월간 수송실적을 또 한번 기록한 가운데 중국노선의 추세적 반등세 또한 이어지는 양상"이라며 "작년 3분기 이후 꾸준히 70% 수준(코로나19 이전 대비)의 회복률 유지해오던 유럽노선 탑승객수 또한 4월 76.3% 수준의 회복률까지 급등하며 2~3분기 실적 기대감을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5월은 징검다리 연휴가 두 차례 있는 만큼, 해외여행 수요가 더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6월에는 여름 휴가철이 앞당겨지는 계절성 변화도 나타나면서 '전통적인 비수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 환율 상승 및 고유가 등 영향도 제한적


최근 환율 상승과 고유가 문제 등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6개 항공사들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환율 및 고유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 쳤다.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246억원으로 8.7%나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47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빠졌다.


대한항공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가 급유되고 있다.(제공=GS칼텍스)

시장에서는 일본/미주 노선의 확대와 유럽/중국 노선의 점진적 반등으로 항공사들의 수익성도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장거리 노선 진출을 준비 중인 티웨이항공은 인력 등을 선제적으로 늘리면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사들의 이익 모멘텀은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해외여행 수요와 동행하고 있다"며 "더 이상 투자판단의 기준을 경기 사이클이나 유가, 환율 등 대외변수에 맞춰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2분기 비수기 계절성과 유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지만 유가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유가는 올랐지만 항공유 가격은 오히려 연초 대비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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