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 이후 첫 주총 '이변은 없었다'
사외이사 선임 원안대로 통과…분쟁 불씨는 여전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6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한국앤컴퍼니)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정기주주총회가 조용히 마무리됐다. 지난해 말 '형제의 난'이 발발한 탓에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또 한번의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전 고문 측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음으로써 큰 이슈없이 종료됐다.


28일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는 이호영 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상훈 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총괄 한국대표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신규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현재 한국앤컴퍼니는 사내이사 2인, 기타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임기는 총 6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중 전병준 (전 매일경제신문 논설실장) 이사과 김한규 (허마너스 파트너스 대표) 이사는 이미 한차례씩 연임을 해 임기를 꽉 채웠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조 고문 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충분히 자신 측의 인사를 한국앤컴퍼니그룹 이사진에 포진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주주총회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하는 일명 3%룰을 적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조 전 고문 측은 주주제안 청구기간인 지난달 15일까지 안건을 내지 않는 등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주총 당일 날에도 사외이사 선임 건 등에 대해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조현범 회장 측이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그룹 장악력을 강화한 상태에서 자신 측의 인사를 내세우더라도 별다른 이득을 얻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기추종에서는 별다른 잡음없이 마무리됐지만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현범 회장은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과 효성그룹 등을 우호 세력으로 삼고 경영권을 견고히 지키고 있다. 다만 사법리스크를 명분삼아 조 전 고문 등 오너가 3남매와 MBK파트너스가 또 다시 경영권 분쟁에 나설 수 있다.


앞서 조 전 고문 등 오너가 3남매는 지난해 말 사모펀드 MBK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쟁탈을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결국 무산된 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3남매의 지분 이외에 공개매수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주식 20.35% 이상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실제 응모 주식은 8.83%에 그쳤다. 공개매수에 응한 주식 물량이 최소 목표치에 못 미치면서 전량을 매수하지 않았다.


당시 공개매수는 실패했지만 이들은 "지속적으로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MBK파트너스는 "기업지배개선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앞으로도 한국앤컴퍼니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조 전 고문도 "이번 공개매수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지속적인 분쟁을 예고했다.


타이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전고문 측이)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을 2명을 자신 측의 사람으로 채운다 한들 당장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 상황을 지켜보며 장기적으로 기회를 엿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조현범 회장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양래 명예회장(4.41%) 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하면 47.26%에 달한다. 반면 장남인 조 전 고문(18.93%)과 차녀 조희원 씨(10.61%),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 지분을 모두 더하면 총 30.35%다. 만약 이들이 MBK와 손을 잡고 또 다시 공개매수에 나서더라도 소액주주 지분 18.01%를 다 끌어모아야만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