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장수 CEO]
페퍼저축은행
초고속 성장 이끈 장매튜 대표, 위기 돌파 능력 '시험대'
중금리 대출 전략, 업계 '중하위권→5위' 성장…최근 실적 부진에 건전성 관리 과제로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6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제공=페퍼저축은행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페퍼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업 진출 이후 가장 큰 난관에 봉착했다. 고금리 기조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에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저축은행업계 전체적으로 지난해 적자늪에 빠졌지만 그 중에서도 페퍼저축은행이 가장 큰 손실을 맛봤다.


그런 만큼 올해 행보에 우려와 기대가 섞여있다. 우려는 추가 실적 악화다. 실적 부진으로 이달 신용등급 강등까지 겪으면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기대는 장매튜 대표에게 향하고 있다.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서 페퍼저축은행을 대형 저축은행 반열에 올려놓은 경영 성과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업황 악화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도 네 번째 연임이 결정된 점 역시 장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을 높게 본다는 의미로 읽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0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적자전환 뿐만 아니라 적자 규모면에서도 업계 최대다. 2013년 출범 이후 초기 몇 년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처럼 큰 손실은 페퍼저축은행으로서도 처음이다.


페퍼저축은행은 그간 업계 내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출범과 동시에 지휘봉을 잡은 장 대표의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장 대표는 2005년 SC제일은행에서 PB(프라이빗뱅킹) 본부장을 역임하다 2008년 사모투자사 TIPP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3년 페퍼저축은행 대표직을 맡아 올해까지 1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장 대표가 취임한 2013년 페퍼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4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내 중하권으로 분류됐다. 당시 장 대표가 선택한 성장 전략은 중금리 대출이었다. 기존 고금리 대신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중금리 대출을 가파르게 늘려 규모 확대와 건전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의도였다. 


장 대표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중금리 대출 확대로 자산 규모는 빠르게 늘었고 리스크가 컸던 고금리 대출은 반대로 축소됐다. 2017년말 기준 총자산은 6990억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성장에 방점을 둔 만큼 소폭의 적자가 이어졌다. 취임 첫해인 2013년 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14년과 2015년에도 각각 13억원, 4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2016년부터 성장의 성과가 실적에 반영됐다. 2016년 당기순이익 191억원을 기록한 페퍼저축은행은 2017년 159억원, 2018년 85억원, 2019년 133억원, 2020년 348억원으로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2021년 당기순이익 817억원을 기록하며 외형에 걸맞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총자산도 6조원을 돌파해 업계 5위에 안착했다. 


페퍼저축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다만 이후 실적은 다시 하향세다. 고금리로 인한 예대마진 축소가 악재로 작용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은 513억원으로 전년대비 감소했다. 이후 업황 부진이 심화되면서 대출영업까지 중단·축소하면서 지난해 대규모 적자라는 결과를 낳았다. 총자산 규모도 지난해 4조7189억원으로, 1조원 이상 줄면서 업계 5위 자리를 애큐온저축은행에 내주어야만 했다. 


올해 장 대표의 과제는 실적 개선보다는 건전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연체율이 급격히 뛰면서 건전성이 불안요소로 떠오르면서다. 페퍼저축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말 11.03%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을 간산히 웃도는 정도다.


그런 만큼 그룹 차원의 자금 수혈을 이어가는 한편, 건전성 관리를 위주로 한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 유상증자를 통해 100억원의 자금조달을 실시한 데 이어 상반기 중으로도 추가 자본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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