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잉여금 3000억' 신성통상, 주주환원 나설까
실적 호조에 곳간 쌓여…저PBR 지목, 차등배당 등 거론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7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의류 브랜드 탑텐(TOPTEN)을 판매하는 신성통상의 이익잉여금이 3000억원을 넘어섰다. 가성비 좋은 SPA 브랜드 선호 속에 탑텐의 급성장으로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10년 만에 배당에 나선 신성통상은 현재 대표적인 저PBR(낮은 주가순자산비율) 기업으로 꼽힌다. 이에 신성통상이 향후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23일 신성통상 2024FY(회계연도) 반기 실적(2023년7월~12월, 6월 결산법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이 316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6월 861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은 5년새 4배가량 대폭 늘었다.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신성통상은 과거 일본제품 불매운동 수혜와 가성비 중시 트렌드 속에서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반기 실적은 다소 주춤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양호한 현금흐름을 유지하면서 곳간에 현금이 차곡차곡 쌓인 상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신성통상이 추가 배당에 나설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9월 72억원 규모의 배당금(주당 50원)을 지급했다. 2012년 2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한지 10여년 만이었다.


최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저PBR 기업들에 당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저PBR 관심종목 리스트에 신성통상을 담기도 했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 기업 중 본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견조해 주주환원 여력이 있는 28개 리스트에 신성통상 이름이 올랐다. 신성통상 PBR은 지난해 6월 기준 0.62배로 1에 못 미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주주친화적인 기업 구조를 돕는 제도다. 저PBR 대상 기업들에게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요구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제재를 하는 등의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성통상이 과거와 달리 배당 등 주주환원 조치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이 주주환원인 만큼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나 배당 등이 예상된다.  

   

다만 일반적인 배당의 경우 오너일가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어 차등배당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이 획일적 배당을 하면 배당 확대에 따른 과실을 대주주가 가장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는 가방 OEM 업체 ㈜가나안이며, 가나안의 최대주주는 오너 2세인 염상원(32세) 씨다. 최근 다수의 상장사들이 대주주보다 소액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차등배당을 잇달아 공시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교촌에프앤비와 에이스침대가 차등배당을 결의했다.


신성통상 내부에서도 차등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 가치는 스스로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차등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