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SK이노베이션
석유화학·배터리 양손 쥐고 '재무 밸런스'
④배터리 투자 부담 수요, 확실한 정유 사업으로 상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0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SK온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을 높이는 주범으로 꼽힌다. 실제 부채비율은 SK온과 SK이노베이션이 한몸이 돼 움직이고 있다. SK온의 부채비율이 높아지면 SK이노베이션도 함께 오르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의 기반 사업인 SK에너지는 모회사의 재무 활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굴뚝산업 특성상 성장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사업의 안정성은 높다. 특히 재고자산의 현금화 속도가 높고, 운전자본 관리가 잘 돼 있어 그룹 내 곳간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은 '성장'을 담당하는 SK온과 '안정성'을 담당하는 SK에너지를 양대 축으로 두고 재무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성장성 높지만 투자 부담 가중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인프라 투자에 14조원 이상 쏟아부었다. 작년 공장 투자를 위해 유형자산 취득에만 5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썼다. 


매년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도 수입보다 비용이 큰 탓에 사실상 빈손이다. 모든 적자 기업이 그렇듯 SK온도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모회사와 금융 회사에 손을 벌렸다. 특히 차입금이 불어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작년 한 해 조달한 단기차입금만 4조4722억원에 달했다. 


SK온의 총부채 규모는 2021년 6조8579억원에서 이듬해 15조3238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17조9240억원으로 또 다시 반년 만에 2조원 가량 늘어났다. 


SK온의 부채 증가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쳤다. SK이노베이션의 총부채는 2021년 29조9242억원에서 2022년 43조9766억원으로 뛰었는데, 이는 SK온 영향으로 관측된다. 올 상반기 기준 SK이노베이션 연결 기준 총부채에서 SK온이 차지하는 비중은 38%다.  


SK온의 차입 속도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재무비율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 SK온은 자본을 확충하면서 부채비율을 작년 말 258%에서 올해 상반기 183%로 개선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도 189%에서 180%로 낮아졌다. 


◆"안정성 최고"…굴뚝산업 상징 '석유화학'


SK에너지가 영위하는 석유 사업은 배터리 사업 보다 성장세는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정유산업은 정제설비 구축, 유통망 확충 등에 대규모 선제적 투자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군이다. 주요 대기업 정유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하는 가운데, SK에너지의 입지는 국내 시장에서 가장 탄탄하다.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을 합산할 경우 일 100만배럴 이상의 정제능력과 30%에 근접하는 내수판매 점유율(2022년 경질유 내수 판매량 기준)을 확보하고 있다. 


중질유탈황설비, 콘덴세이트 정제설비, PX 설비 등을 통해 고부가 가치 제품 기반과 자체적인 생산효율성을 제고, 향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일부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는 구조인 점,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단 점 등은 SK에너지의 재무 안정성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재고와 매출채권을 빠르게 현금화하면 운전자본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여기에 매입채무 결제까지 늦추면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실제 SK에너지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2020년 8.0회 ▲2021년 9.5회 ▲2022년 11.7회 ▲2023년 상반기 10.4회로 상당히 빠르게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재고자산 회전율이 6~7회를 유지하는 것도 SK에너지의 영향이 크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두자릿수에 달했다. 작년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매출채권 회전율은 14.83회에 달했다. 같은 기간 SK에너지의 매출채권 회전율은 19.3회에 달했다. 


특히 올 상반기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감소·매입채무 증가'라는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져 현금흐름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재고자산을 소진해 1조4026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으며, 동시에 매출채권을 회수해 6361억원의 현금이 추가로 들어왔다. 여기에 매입채무가 늘어나 3195억원의 현금을 추가 확보했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당분간 배터리 사업의 자금소요와 투자성과에 따른 재무적 가변성이 일정 수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석유 및 화학제품은 유가 등락에 따라 재고자산, 매출채권, 매입채무 등의 운전자금 규모가 크게 변동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석유 제품이 팔리지 않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공=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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