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1년새 단기차입금 10배↑…아낌없이 투자
4989억→4조9389억, 해외공장 증설에 투입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의 NCM9+ 배터리. (제공=SK온)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에스케이온(SK온)의 단기차입금이 1년 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배터리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해외 공장 증설 투자를 늘린 탓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지속하면서 수주 증가를 바탕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만 1조원이 넘었다.


회사 측은 "성장을 위한 투자"라며 "차입금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설비 증설을 완료하면 본격적인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때까지 차입금 부담은 지속될 테지만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나 그룹 차원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4989억원이던 SK온의 단기차입금은 2022년 4조9389억원으로 약 10배 늘었다. 차입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SK온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 등이다.



SK온은 차입금을 헝가리와 미국, 중국 등에 위치한 해외 공장 증설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서다. 회사는 총 생산능력을 지난해 77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220GWh, 2030년 500GWh으로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SK온은 헝가리 이반차 지역에 연산 3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헝가리3공장)을 짓고 있다. 2024년 1분기 상업 가동이 목표다. 헝가리3공장 증설에만 총 2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그중 절반가량인 1조2700억원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헝가리 정부로부터 2억900만유로(약 2800억원)의 지원도 받았다. 나머지 1조원 가량은 SK온의 지급보증과 SK이노베이션의 출자 등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중국 옌청 지역에도 2024년 상반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연산 33Gwh의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총 3조원을 투입하는 옌청 제2공장(SKOY, SK On Yancheng Co., Ltd.)을 완공하면 SK온은 전기차 6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공장을 추가로 갖게 된다.


옌청2공장 증설에 들어가는 3조원의 자금조달 중 1276억원에 대힌 채무보증은 모회사인 SK온이 맡았다. 나머지 자금은 차입이나 출자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총 10조원을 투입하는 미국 블루오벌SK(BOSK) 공장이다. SK온이 미국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포드사와 합작해 설립하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에 1개 공장(연산 86GWh), 테네시주에 2개 공장(연산 43GWh)을 구축 중이다.


양사는 2025년 1분기부터 BOSK 공장을 순차적으로 가동해 총 4개의 공장에서 연산 129Gwh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대당 105KWh 배터리가 들어가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기차 픽업트럭 기준 약 120만대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 블루오벌 공장에 투입하는 자금 10조원은 SK온과 포드가 절반씩 부담한다. SK온은 블루오벌 공장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인 5조원 중 절반 이상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 번에 걸쳐 SK온에 약 3조원을 출자했다. 신주 발행사는 미국 포드사와 SK온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lueOval SK, LLC)다. 취득목적은 포드사와의 합작법인 투자라고 명시했다.


1차 출자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8976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2차 출자는 지난 2월부터 올해 12월까지 2조504억원 규모로 추진할 예정이다. 


SK온 관계자는 "지난해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것은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해외 공장 증설 투자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회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되 건전한 재무 구조 유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0년까지 총 50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1위 배터리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며 "특히 블루오벌SK는 북미 자동차 시장 전동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포부도 전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SK온은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의존도 54%에 부채비율 258%, 결손금도 1조원을 넘는다"면서도 "다만 SK온의 모회사이자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가 재계 2위 기업집단의 지주회사인 SK㈜(지분 33.77%)이기 때문에 모회사나 그룹의 자금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해외공장 증설 현황. (자료=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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