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순익 급증 불구 CSM 감소 '아쉬움'
별도 기준 순이익 6163억, 전년比 74% 증가…CSM, 9.7조→ 9.2조 줄어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0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생명 본사. (제공=한화생명)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한화생명이 지난해 순이익 급증에도 보험계약마진(CSM) 감소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CSM은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 미래 이익의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 CSM 감소는 계리적 가정 변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별도 기준 한화생명은 지난해 순이익 6163억원을 거뒀다. 전년(IFRS4 기준) 대비 74% 늘어난 수치다. 보험사업에서 6509억원, 투자사업에서 904억원 이익을 거둬 보험사업 의존도가 높았다. 한화손해보험, 한화금융투자서비스 등 자회사 실적을 반영한 연결기준 순이익은 826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보유계약에서 비롯된 CSM 상각액과 RA(위험조정) 상각액은 모두 1조원 이상으로 보험사업 실적 증대에 톡톡한 보탬이 됐다. 지난해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는 BEL(최선추정부채), CSM(보험계약마진), RA(위험조정) 등으로 보험부채를 구분하고 있는데 이런 부채 평가에 다양한 가정이 들어가는 만큼 실제와 차이가 나면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CSM은 미래에 보험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계약시점에서 CSM을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또 보험사는 미래 지급 보험금을 예상해 BEL(최선추정부채)을 설정하고 추가로 돈이 나갈 것에 대비해 RA를 따로 설정하는데 보험금이 예상보다 적게 나가면 RA도 상각해 이익으로 잡는다.


보험영업의 지표인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도 전년보다 52% 증가한 3조263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고수익성 상품인 보장성 상품의 APE가 2조44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4% 급증했다. 한화생명은 대표 상품인 '시그니처암보험 3.0'과 'The 걱정없는 치매보험' 등 상품 매출 확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신계약 APE는 보험사가 신계약을 통해 수취한 보험료를 연간 단위로 환산한 값이다.


신계약 CSM도 고수익성 일반보장성 상품 판매를 적극 확대한 덕분으로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신계약 CSM은 2조5412억원으로 전년대비 58% 늘었다. 기존 보험계약에서 발생한 CSM이 계약기간의 경과에 따라 감소하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신계약 CSM을 꾸준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지만 CSM도 늘리고 이익 규모도 키울 수 있다.


한화생명 신계약 CSM 지표. (출처=한화생명 IR 자료)

다만 한화생명의 CSM은 지난해 계리적 가정 변경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향후 이익의 원천인 만큼 CSM 감소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CSM은 9조2380억원으로 전년 말 9조7630억원과 비교해 5250억원 감소했다. CSM은 2022년 말 CSM을 기준으로 1년 동안 발생한 신계약 CSM(2조5410억원)과 이자부리(3530억원)을 더해주고 해당 기간에 제공한 보험서비스의 CSM 상각액(8880억원)과 CSM 조정액(2조5310억원)은 빼서 구한다.


신계약 CSM 규모가 2조5410억원인데 CSM 조정액도 2조5310억원으로 이에 맞먹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신계약 확보로 CSM이 늘었는데 계리적 가정 변경 등으로 꼭 이만큼이 빠져나간 것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3분기에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변경으로 8000억원을 조정하고 4분기에 또 계리적 가정변경(6681억원)과 약관대출 가산금리 인하(2679억원), 변액보험 할인율 하락(2400억원) 등의 영향으로 1조1000억원 정도를 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은 올해 신계약 CSM 목표를 2조원 이상으로 잡고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2만7000명인 설계사 조직을 3만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고객 니즈에 대응한 신상품을 적극 출시하기로 했다. 신지급여력제도 비율(K-ICS, 킥스) 190% 이상 달성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말 킥스 비율은 183%로 추정됐다.


임석현 한화생명 전략기획부문장은 지난 2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보험업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성장둔화 속에서 GA 채널을 중심으로 생손보 구분 없는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며 "신상품 출시, 수익성 중심의 매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신계약 CSM 2조원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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