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남 김동선, 승계 위한 계열사 몸만들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물적분할로 한화넥스트 설립…자산매각 재무개선 추진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8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한화그룹이 김승연 한화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의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비주력사업을 물적분할하고 자산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는 등 재무구조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시장에서는 적자에 시달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김 상무에게 경영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아쿠아리움과 식음료(F&B) 사업을 물적분할했고, 최근에는 승마 사업도 물적분할해 한화넥스트를 설립하기로 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승마 사업 물적분할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사업전략에 따라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은 승마 사업을 분리해 독립 전문 경영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2년새 4번째 물적분할…사업재편 '한창'


시장에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 구조조정을 두고 김 상무의 승계 작업 수순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상무는 오너가 삼형제(장남 김동관, 차남 김동원, 삼남 김동선) 중 한화그룹의 레저사업을 맡고 있다.


한화그룹 3형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왼쪽),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가운데),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오른쪽)

제조업, 금융 등 안정적인 다른 형제들의 사업부문과 달리 레저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9년 251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영업손실 952억원으로 적자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적자는 이어져 3분기 기준 누적 적자가 497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3분기에 영업이익 25억원을 올려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 위안거리다.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김 상무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실적 개선이 필요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물적분할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를 영입해 사업을 맡겨 실적 개선을 꾀하거나 비주력 자회사를 매각하는 방법 등이다.


실제 2020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식자재 유통과 급식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후 사모펀드에 매각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아쿠아리움, F&B 사업을 각각 물적분할해 아쿠아플래닛과 더테이스터블을 설립했다. 아직까지 매각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필요에 의해 자회사를 매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주력사업인 숙박업과 관련성이 크지 않은 회사 매각을 통해 신사업 투자자금, 운영자금 등을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물적분할하는 승마 사업은 김 상무의 직접적인 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설 법인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경영능력 평가의 관건이다. 승마 사업은 김 상무가 공을 들이는 사업이다. 승마 선수로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하는 등 승마 전문가이기도 하다. 선수 생활을 마친 김 상무는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합류해서도 승마 사업을 담당해왔다. 김 상무는 오는 5월1일 한화넥스트가 설립되면 미래전략실장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제이드팰리스 등 보유자산 매각 현금 마련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물적분할에 나서는 한편, 보유 자산도 상당수 매각했다.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장 및 제이드가든 수목원 운영사업(614억8500만원), 전라남도 구례군 마산면 한화리조트 지리산 토지 및 건물(104억2400만원), 일본 GK서밋 아폴로 일레븐 외 3개사 지분(총 316억원) 등 총 1035억원 규모다. 해당 자금은 신사업 투자 및 회사채 상환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산은 한화솔루션이 인수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2대주주(47.88%)로,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상무가 이어받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힘을 써준 것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그간 골프장 등 레저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한화솔루션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산을 사들이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프리미엄컨텐츠 개발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한화 매출 구조.(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김 상무가 담당하는 레저사업은 두 형이 가져가는 분야보다 규모가 현저히 작다. ㈜한화의 매출 규모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김 상무가 담당하는 레저·서비스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2.2%에 불과하다. 제조·건설업 부문(45%)과 금융업(50%)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레저사업은 최근 코로나19로 적자까지 더해져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형들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장남인 김 사장은 한화의 뿌리사업인 제조업을 중심으로 승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한화 전략부문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 직을 맡으며 그룹의 미래사업으로 낙점된 우주, 수소사업을 이끌고 있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한화그룹 자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금융업을 맡고 있다. 


삼남인 김 상무가 맡은 레져사업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회복세에 들어서긴 했으나,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장 작은 규모를 가져가는 김동선 상무를 위해 형제가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지난해 유상증자와 이번 자산매각도 그 일환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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